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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김범우'에 대한 논의
3도류 | L:48/A:331
79/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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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203 | 작성일 2014-12-10 03: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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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김범우'에 대한 논의

  한글파일로 작성했는데, 츄잉 글쓰기 기능엔 각주 기능이 없어서 조금 아쉽네요. 이 글은 '김범우'의 사상에 대한 주관적인 논의입니다. 많은 독자들이 김범우라는 인물을 기회주의자 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그에 대한 개인적 소견을 적은 글입니다. 하단 글은 제가 쓴 원문을 그냥 복사붙여넣기한 것으로 각주처리는 되어있지 않습니다. 기회주의자(機會主義者) 라는 말이 있다. 그 뜻인즉, 일관적인 입장을 갖지 못하고 어느 상황에 따라서 입장을 이리저리 바꾸는 사람을 뜻한다. 한마디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사람을 일컬어 기회주의자 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 내부에서도 기회주의자로 대중에게 평가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김범우이다. 이 사람은 처음엔 벌교 좌익세력 총대장 염상진과 함께 공산주의에 물들어 있었으나, 학병(學兵)을 갖다온 뒤 좌익을 버리고 전향한다. 또 6.25때는 좌익세력에 합류한다. 이것이 기회주의로 보이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는 폭행당하려는 여인을 구해주고 미군의 통역관 노릇을 하게 되자 곧바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포로 수용소에서 자신의 의지나 신념에 의하기 보다는 정하섭의 말에만 따르는 소극적인 행동 양식을 보이기도 한다.” 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를 기회주의로 몰기엔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신승엽 작가의 ‘민족문학을 넘어서’ 에서는 “김범우가 초기에는 좌익이었다가 뒤에와서는 인민군에 자의적으로 가담하는 점 자체만으로는 김범우가 변모(變貌)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오히려 변화하는 것은 작품 전체에서 차지하는 김범우의 비중일 뿐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그가 과연 기회주의자가 맞는지, 기회주의자가 아니라면 그 사람은 대체 어떤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인물인지 그것을 이제 말하려고 한다. 먼저, 김범우가 학병을 갖다온 바로 직후에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그는 학병을 갖다온 뒤 한 고등학교의 교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선생님으로 있으면서 좌익 사상을 갖고 있는 학생들을 설득하여 전향시키기 시작한다. 당시 배경으로 볼 때 공산주의, 즉, 좌익 사상이 일파만파(一波萬波) 퍼지던 시기 였으므로 고등학교에도 그런 사상을 가진 학생들이 몇몇 있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김범우가 눈엣가시로 보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침내 그 좌익 사상을 갖고 있는 학생들 중 몇몇이 몽둥이를 들고 기차역 앞에서 김범우를 에워싸고 학생으로서 선생에게 담을 수 없는 말을 하며 위협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김범우는 학병 때 OSS 훈련을 받은 실력으로 그들을 간단히 제압한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경찰들이 들이닥쳐 그 학생들을 좌익으로 몰아 끌고 가려고 한다. 그런데 김범우는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한다. 그 학생들을 놓아줄 것을 경찰관에게 요구한 것이다. 왜일까? 김범우가 학병을 갖다와서 좌익을 버리고 우익을 택한 것이었다면 당연히 그들을 좌익으로 몰아 경찰관한테 넘기는 것은 정해진 순서이다. 그런데 그들을 용서했다는 것은 그는 우익 사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그는 이른바 ‘회색분자’였을까? ‘회색분자’ 라고 하는 것은 우익 세력들이 좌익도, 우익도 아닌 사람을 약간 비하해서 사용하는 말이다. 그들은 아직까지 사상을 정하지 못한 상태이고, 주변 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우익을 할 수도 있고, 좌익을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익 세력들의 감시대상으로 꼽힌다. 김범우는 앞서 말한 상태로는 회색분자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으로만 그렇다는 것이고, 내면적으로는 아직까지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그가 앞서 보여준 행동으로 보건데, 그가 좌익과 우익 사이에서 내면적으로 갈등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데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김범우가 당시에 아직  자신의 사상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의 결정은 한참 뒤인 6.25 때야 이루어진다. 그는 6.25 때 좌익세력의 부대에 합류하여 좌익생활을 시작한다. 비로소 이 결정으로 인해 그가 좌익을 하고 싶었던 마음은 처음 공산주의 사상(사회주의 사상)을 접한 이후부터 계속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 그는 좌익을 하고 싶었지만, 아마도 여러 주변 환경 문제로 쉽사리 좌익을 선택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그의 아버지인 김사용은 강직한 성품을 지닌 지주(地主)이다. 그는 지주이지만 소작인들을 따뜻하게 대하고, 경찰들에게는 옳은 소리를 하는 정직한 지주로서 경찰들이 그를 그렇게 좋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좌익을 했을 경우 그 아버지인 김사용 역시 트집을 잡혀서 좌익으로 몰릴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의 주변인물들, 즉, 평소 알고 지내던 병원 원장을 비롯해서, 김씨 문중(門中) 어른들, 그에게 호감을 나타내고 있던 마을 주민들이 경찰에 잡혀가서 고문을 당하는 등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 김범우는 이런 파급효과(波及效果)를 우려해서 내면적 갈등을 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볼만 하다. 그가 내면적으로 갈등하고 있었다는 증거는 한 가지가 더 있다. 염상진의 휘하 동지 중에는 1급 참모 안창민이 있다. 그리고 안창민은 이지숙 이라는 여자친구를 가지고 있는데 그녀 또한 좌익 사상을 가지고 있다. 이지숙은 마을에서 민간인으로 활동하면서 정보를 캐내는 등 좌익세력의 일명 ‘간첩’ 활동을 한다. 예를 들자면 그녀는 여맹을 통한 여러 가지 조사로 염상진의 부대에게 현재 농민, 즉, 소작인들의 말을 전하고, 그들의 민심상태 등을 전하면서 앞으로 군당의 향후 전략에 대해서 자신의 조사결과를 들어 입장을 밝히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김범우는 안창민과 이지숙의 관계도 알고 있고, 이지숙의 사상도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지숙을 오히려 감싸주고, 그의 활동에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 그런 행동은 명백한 좌익으로서, 좌익으로 몰려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왜냐하면 이지숙이 좌익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신고를 안했다는 건 사상이 같다고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는 염상구와 종종 만나서 그에게 조언도 해주고 하지만, 절대로 그에게 좌익에 대해서는 정보를 주지 않는다. 그가 좌익에 대해 지지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이것을 보고도 파악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좌익에 대해서 직접적인 활동을 하지는 않는다. 이것만 보고서라도 벌써 김범우가 내적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그는 6.25까지 그 갈등을 안고 가다가 6.25때 그 갈등을 해소한다. 하필이면 6.25를 좌익 활동의 시작으로 삼은 이유는 과연 뭘까? 아무래도 일단 전쟁이 터지면 사람 1명을 좌익으로 몰고 우익으로 돌리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군대간 전투가 붙었을 때 이기고 지는 쪽으로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한사람 한사람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을 때가 바로 전쟁이 났을 때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시기를 사상적 전환기로 택하면 김범우가 그 지역에서 아무리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고 하지만 조용히 사라진다면 크게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김범우가 좌익을 하기 시작한 시기는 그런 점에서 꽤나 흥미롭다. 결국 6.25의 총성은 김범우의 좌익 생활을 알리는 총성이 된 것이다. 여태까지 말한 내용으로 보면 결과론적으로 김범우는 기회주의자가 아니다. 그가 기회주의자 였다면 학병을 돌아와서 우익으로 완전히 전향해야 했으나, 그가 보여준 행동들은 우익이라고 보기 힘들다. 만약 우익을 했다고 치더라도 그가 군·경에 협조한 것이 별로 없을뿐더러, 경찰에 잡혀가서 모함을 받기까지 했으니 우익을 했다고 가정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다. 하지만 6.25때는 완벽하게 좌익을 한다. 따라서 좌익사상이 이전부터 있었다는 것을 재차 확인 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자아에 눈을 뜨지 못한 공산주의자 이며, 그는 약간 시기가 늦었다고 할 수 있지만 앞서 말했던 6.25 전쟁으로 인해서 그제야 자신의 자아에 눈을 떴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김범우가 그 때까지 자신의 자아도 파악하지 못한 답답한 인물이며, 우물쭈물 하다가 결국 선택한 게 공산주의냐며 비판하고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가 늦게 결단을 내린 것이 아쉽기도 했다. 그가 조금만 더 빨리 좌익을 했더라면 스토리 자체가 크게 뒤집힐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OSS훈련을 받아 상당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 때 학교 사회 선생이어서 그런지 역사인식과 논리가 밝았던 어느 사상(思想) 쪽에서도 탐낼만한 인물이다. 처음부터 그가 염상진과 좌익을 했더라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면 내 생각에 크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늦은 좌익은 아쉽기도 하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그 능력을 제대로 적시(適時)에 사용하지 못하면 쓸모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결정을 확고하게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기회주의자 로 비쳐질 수 있는 것이다. 한복룡의 ‘스크린과 함께하는 법률 여행’ 에서는 “김범우는 상황에 대한 통찰이 뛰어나고 자신의 양심에 충실하다”면서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사회에서 자신의 정의를 실현시키는데 소극적 이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승엽의 ‘민족문학을 넘어서’ 라는 책에서도 또한, “김범우는 작품 후반부에 와서는 홀연 인민군 쪽으로 경사되는 것으로 그려지면서 바로 그런 변화가 처음부터 설정되어 있었다는 작가의 설명이 가해지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지점이 되기도 했다.“ 라고 말하고 있다. 말 그대로다. 그가 좌익을 선택한 시기가 기회주의자라고 의심을 받을만 한 시기였고, 그것은 사람들에게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를 갈리게 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여러모로 그의 늦은 선택은 그 자신 뿐 아니라 그가 살아간 사회에도 손해를 끼쳤으며, 나아가서는 그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아쉬움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또 다른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이런 인재마저도 좌익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땅을 친 민심(民心)과 농민이 농기구를 버리고 총을 들었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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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48/A:331]
3도류
정치적, 사상적 의도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소설 자체가 한국근현대사에서 우리나라의 이데올로기 대립을 가장 첨예하게 드러내는 작품이기 때문에 좌익이니 우익이니 하는 표현을 그대로 차용한 것 뿐입니다.
2014-12-10 03:34:39
추천0
[L:23/A:342]
SarahKerrigan
태백산맥 명작이죠...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꼴통들에게 좌익은 그저 죽여도 되는 사냥터의 사냥감일 뿐....
저런 책 좀 읽고 생각하는 게 있으면 얼마나 좋아....
2014-12-14 13:49:27
추천0
우마루쨩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이 글만 보면 작가는 극적 갈등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김범우'라는 인물을 이용(?)한 것 같네요. 개인에게 있어 최선의 선택을 하진 못했지만 소설 전체의 극적인 요소를 최선으로 이끌 수 있도록요.
2014-12-15 18:36:28
추천0
[L:48/A:331]
3도류
여러 갈등에 전부 속하고, 사상적으로 자기 스스로가 상당히 많이 충돌하는 인물입니다.
2014-12-16 08:19:39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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