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곡(哭) ― 오호애재(嗚呼哀哉)
영원한17세 | L:42/A:604
1,846/2,350
LV117 | Exp.78%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201 | 작성일 2019-01-26 16:46:25
[서브캐릭구경OFF] [캐릭컬렉션구경OFF] [N작품구경OFF]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곡(哭) ― 오호애재(嗚呼哀哉)

아들따라 손주놈들 앞뒤에 주렁주렁 거느리고 서울메누리 앞세우고, 날만 따스해지면 남산공원으로 동물원으로 화신상회로 나들이 실컨 서울구경을 하시겠다는 어머니. 

 

태백산 밑에서 나서 태백산 밑에서 여쉰 환갑투룩 밭갈기와 산에 산나물 이름 섬기기와 호박국에 농사는 천하지대본이라는 것과. 

 

열두대문집 마름살이 한세월에 천한 사람의 말 두어 천 개쯤 귀에 익혔을 뿐, 흙빛 얼굴을 들어 유쾌한 웃음 한번 온전히 웃어 본적도 없이 느티나무처럼 늙은 어머니. 

 

멧돼지보다도 더한 등살에 자식놈들 뿔뿔이 잃어 버렸든 자식놈들따라, 인제사 좋은 세상 왔으니 기와집 한 채쯤 지니고 서울 살겠다고, 서울에는 사래 긴 밭도 많고 논도 많을 줄 알았다고. 

 

여름에 보리밥 먹기 좋은 상추쌈과 녹두랑 팥이랑 강냉이 당고추 같은 것이라든지, 봄철 들면 뿌려야 할 가지가지 씨앗을, 뜨내기 이불 봇짐 속에 이어 오신 어머니. 

 

왜놈들 가고 또더한 왜놈들 등살에 예나제나 상기도 쫓겨다니기만 하는 둘째의 이름을 불러, 여느 때 참말로 좋은 세상이 와서 참말로 기와집 한 채쯤 지니고 살겠느냐고 물으시던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날씨가 풀리어 채 따스해지기도 전에 화신상회 동물원 구경을 하시기도 전에, 쫓겨다니는 이 자식놈을 돌볼 겨를도 없이 어데로 어데로 이렇게 바삐 길을 채리시는 것입니까. 

 

목이 터지두룩 아모리 불러도 대답없이 하늘가 자꾸만 머얼리로 바삐 가시는 어머니, 어디메 살기 좋은 나라 살기 좋은 번지수를 찾아 가시기에 이처럼 이처럼 바쁜 길이옵니까. 

 

가시든 길 돌아오이소 어머니,

왜놈들과 왜놈들의 붙이는 아주 사뭇 쫓아버리고 봄이 오면 틀림없이 이 땅에 봄이 오면, 이불봇짐과 함께 가지고 오신 어머니의 씨앗을 갈아 꽃 피우겠습니다, 꽃 피우겠습니다.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5 | 댓글 2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2994 시 문학  
김수영 - 공자(孔子)의 생활난 [1]
영원한17세
2019-01-27 0-0 150
2993 시 문학  
달밤 -이호우-
서시
2019-01-27 0-0 152
2992 시 문학  
국토서시 -조태일-
서시
2019-01-27 0-0 217
2991 시 문학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1-27 0-0 146
2990 시 문학  
사연-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1-27 0-0 153
2989 시 문학  
담쟁이-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1-27 0-0 127
2988 시 문학  
당신을 보았습니다 -한용운-
서시
2019-01-27 0-0 328
2987 잡담  
[사설]로리 망가에 대한 변명 : 어째서 범죄가 아니고 존중받아야 하는가 [1]
스바룽
2019-01-27 2-0 404
2986 시 문학  
김상훈 - 아버지의 창 앞에서
영원한17세
2019-01-27 0-0 212
2985 시 문학  
김광균 - 3·1날이여! 가슴아프다
영원한17세
2019-01-27 0-0 166
2984 시 문학  
고화병 - 장서언
대갈맞나
2019-01-27 0-0 199
2983 시 문학  
춘설 - 정지용
대갈맞나
2019-01-27 0-0 224
2982 시 문학  
구성동 - 정지용
대갈맞나
2019-01-27 0-0 128
2981 시 문학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1-26 0-0 167
2980 시 문학  
겨울 골짜기에서-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1-26 0-0 103
2979 시 문학  
가을사랑-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1-26 0-0 163
2978 시 문학  
향수 - 유진오
대갈맞나
2019-01-26 0-0 128
2977 시 문학  
불길 - 유진오
대갈맞나
2019-01-26 0-0 103
2976 시 문학  
하나씩의 별 - 이용악
대갈맞나
2019-01-26 0-0 117
시 문학  
곡(哭) ― 오호애재(嗚呼哀哉)
영원한17세
2019-01-26 0-0 201
2974 시 문학  
불길
영원한17세
2019-01-26 0-0 85
2973 시 문학  
하나씩의 별
영원한17세
2019-01-26 0-0 137
2972 시 문학  
나비와 광장 -김규동-
서시
2019-01-25 0-0 168
2971 시 문학  
눈 -김수영
서시
2019-01-25 0-0 253
2970 시 문학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서시
2019-01-25 0-0 401
      
<<
<
291
292
293
294
295
296
297
298
299
30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