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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꽃 - 최두석
조커 | L:45/A: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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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42 | 작성일 2021-08-29 14: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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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꽃 - 최두석

성에꽃
                                                                              - 최두석 -

                                                       

 

 

 

새벽 시내버스는

차창에 웬 찬란한 치장을 하고 달린다.

엄동 혹한일수록

선연히 피는 성에꽃

어제 이 버스를 탔던

처녀 총각 아이 어른

미용사 외판원 파출부 실업자의

입김과 숨결이

간밤에 은밀히 만나 피워 낸

번뜩이는 기막힌 아름다움

나는 무슨 전람회에 온 듯

자리를 옮겨 다니며 보고

다시 꽃 이파리 하나, 섬세하고도

차가운 아름다움에 취한다.

어느 누구의 막막한 한숨이던가

어떤 더운 가슴이 토해 낸 정열의 숨결이던가

일없이 정성스레 입김으로 손가락으로

성에꽃 한 잎 지우고

이마를 대고 본다.

 

 

 

 

덜컹거리는 창에 어리는 푸석한 얼굴

오랫동안 함께 길을 걸었으나

지금은 면회마저 금지된 친구여.

 

                  -<성에꽃>(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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