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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 일시정지
대갈맞나 | L:47/A: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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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90 | 작성일 2018-10-06 00: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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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 일시정지

송신 일시정지

 

천국의 문 주식회사에서 안내말씀 드립니다. 당사는 지난 사만 년간 사후 세계 연산 처리 및 유통 서비스를 제공드려 왔습니다.

 

후쿠사와 호미카는 계속 비명을 질렀다. 고통과, 혼란과, 절망 속에서. 40분동안과 다름없이 말이다. 달려오는 전철을 향해 몸을 던질 때 의도했던 대로라면, 그녀가 죽었어야 할 시점은 한참 전이었다. 호미카의 뭉개진 몸은 보기에 썩 좋진 않았다. 충격에 빠진 목격자들이 증언해 줄 것이다. 아니, 그런 상태로 살아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녀의 온전한 머리는 아직도 기능했다. 아직도 흐느낌과, 애원과, 비명이 섞인, 누구도 듣고 싶어하지 않을 끔찍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최근 몇백 년간의 예상하지 못한 연산량 증가로 인해, 저희는 현재 정상 처리를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누적된 영혼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로 인한 부하 때문에, 시스템의 효율성과 안정성이 저해되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연산 시스템의 전면적 안전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제랄드 템플턴은 한때 심장이었던 누더기에서 전해지는 통증을 느꼈다. 세상 무엇보다 큰 고통이 매초 그를 엄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랄드는 자신의 딸에게 손을 대려 한 건방진 사내를 내려다보았다. 사내는 경악한 표정으로, 가슴팍에 총구멍이 셋이나 뚫리고도 쓰러지지 않는 아버지를 쳐다볼 뿐이었다. 제랄드는 거구에 어울리지 않는 속도로 팔을 뻗어서, 살인자가 될 수 있었던 사내의 목을 낚아채 허공에 들어올렸다. 사내는 제랄드에게 왜 죽지 않느냐고 물으며 비명을 질렀다.

제랄드는 딸을 지켜야 했다. 당장은 죽을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연산 시스템의 새 업그레이드를 적용하기 전에, 현재까지 누적된 모든 영혼의 처리를 완료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현세에서의 모든 영혼 송신이 일시적으로 정지될 것입니다. 저희는 완료까지 약 3.9년을 예상합니다. 전례가 없었던 일이므로, 지금 이 시간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최선을 다해 죽지 않도록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동안의 사후 세계 진입 시도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일으킬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앤디 르노는 빈 침대에 누워 한숨을 푹 쉬었다.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나이든 용사는 뉴스를 들었다. 무엇을 해도 죽지 않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었다. 노화마저 아무도 데려가지 못했다. 그는 어젯밤부터 몸으로 실감하고 있었다.

그는 여섯 시간을 내리 깨어 있었다. 삼 년 전, 에델과 그가 함께 찍은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떠난 뒤, 그는 뒤따라가고 싶었다. 사후 세계가 어떤 곳이든 그녀와 함께하길 바랐다. 그 대신 그는 더 일찍 죽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자신의 기억만을 가진 채 갇혀 있다.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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