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슈퍼 종영 기념 종합비판

산으로 간 파워 밸런스

불과 몇 달 수련만으로 오공과 베지터의 수십 년 수련분을 따라잡은 프리저

요령을 들은 것만으로 초사이어인을 터득해버린 케일과 카리프라

혼자 자연 속에 파묻혀 살다가 블루급까지 성장해버린 17호

이것 외에도 밸붕은 존나게 많음.

애초 원작 드래곤볼 자체가 그렇게 파워 밸런스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만

그래도 최소한 파워 인플레이션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은 내놓은 반면

(정신과 시간의 방 수련을 하거나 원래부터 천재였다던가)

슈퍼에선 전혀 개연성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는 파워 인플레가 톡톡 계속 튀어나오니

몰입하는데 짜증만 남.

예를 들어 슈퍼에서는 17호가 뜬금없이 신급 파워를 체득한 것으로 묘사되는데

그렇다면 사실상 마인부우 전 당시 최강자는 오반이나 베지트가 아니라 

17호였다는 의미.

드래곤볼 슈퍼를 원작 코믹스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도저히 개연성을 찾아볼 수 없는 파워 인플레가 계속 튀어나옴.

신 변신 만능주의

초사이어인 갓

초사이어인 블루

초사이어인 로제

블루 계왕권

퍼펙트 블루

블루 진화형

무의식의 극의

슈퍼에서 나온 신변신만 모아봐도 7개

저기에 골든 프리저나 미래 트랭크스, 카리프라의 변신까지 더하면 더 많아짐.

전대물도 아니고 빨강 파랑 흰색 검은색 노란색

아주 색깔별로 골고루 모아놨음.

스토리상 강한 악역이 등장하고 이놈한테 좀 밀린다 싶을 때마다

무조건 새로운 변신만을 선보인 결과가 저 말도 안 되는 변신 갯수.

물론 오리지널 코믹스라고 변신 갯수가 적었던 건 아님.

초1, 초2, 초3, 미스틱

거기에 초1은 세부적으로는 3~4단계에 이르는 바리에이션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오리지널 코믹스의 변신 갯수는

장장 12년 동안의 연재를 거쳐 하나 둘 쌓인 거지

슈퍼처럼 단기간 주르륵 찍어낸 변신들이 아님.

근데 슈퍼는 신과 신 극장판에서 초사갓이 나오자마자

바로 다음 골든 프리저 에피소드에서 초사 블루가 튀어나오고

또 바로 그 다음 에피소드에서 블루 계왕권과 퍼펙트 블루

하는 식으로 그냥 에피소드 자체가 새로운 변신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밖에 안된다는 것.

신 변신을 스토리 진행의 감초 역할로 하느냐

아니면 스토리 목적 자체를 신 변신을 위한 것으로 하느냐

그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 본다.

원래 신 변신의 작명센스도 욕하려 했는데

제작진도 이름으로 욕처먹는 건 알았는지

초사이어인 갓 초사이어인 이런 븅딱같은 이름을

블루로 바꾼 건 그나마 다행.

매력없는 악역

슈퍼의 분기별 보스 캐릭터들을 꼽자면

비루스 - 골든 프리저 - 히트 - 블랙, 자마스 - 지렌

이 중에 인기 끈 악역이 있긴 있나?

그나마 오공 블랙은 조금은 팬층이 있었던 거 같은데

그나마도 본체가 자마스였단 게 밝혀진 후로는

관심이 뚝 끊김.

드래곤볼Z를 상징하는 3대 악역의 포스에는

비교하기도 미안할 정도.

드볼 슈퍼의 최종보스 지렌도

그저 전투력만을 놓고 파괴신급이니 천사급이니 논쟁의 대상일 뿐

캐릭 그 자체를 빠는 사람들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음.

그저 단순무식 힘만 쎈 정의덕후 색기를 빨 이유가?

개인적으로 난 이게

다채로운 기믹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보는데

예를 들어 원작에서 프리저가 3단계의 변신 및

근육이 부풀어오르는 풀파워를 선보이며

변신형 보스를 처음 선보이고

셀은 흔치않은 곤충형 외견과 더불어

인조인간들을 흡수하여 성장하는

흡수 변태형 보스를 보여주고

마지막으로 마인부우는

앞선 두 보스의 기믹을 전부 가져온 데 더불어

어린애 같은 천진난만한 폭력성까지 갖춘

재생괴인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슈퍼의 최종보스 지렌은

그냥 서브컬쳐에서 외계인 하면 딱 떠오르는 

대두 대머리에 쫄티를 입은 검은색 왕눈이일 뿐.

디자인적으로도 성격적으로도

조금의 흥미도 끌 수 없는 역대 최악의 보스.

의미 없는 캐릭터의 남발

까놓고 말해서

힘의 대회편 캐릭터들 중

한 8~90퍼센트는

서사적으로 전혀 쓸모없는 캐릭터들임.

독자들 입장에서

얘네는 이름 외울 가치조차도 없음.

전투력이 약해서 그런게 아니라

스토리적으로 전혀, 눈곱만큼도 하는 역할이 없는 캐릭터들이라는 것.

그저 우르르 열몇 명씩 떼거지로 나왔다가

일제히 광탈당하고

자기가 속한 우주와 함께 쓸려나가는 것이 얘네들의 운명.

비단 얘네 뿐만이 아니라

막상 거창하게 전 우주에는 열명도 넘는 파괴신들이 존재한다면서

새로운 파괴신들과 새로운 천사들이 등장했는데

얘들이라고 뭐 쓸모가 있었나?

신 캐릭터 그 자체가 문제라는 게 아니라

만들어놓고 써먹지도 않을 캐릭터들이 쓸데없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

독자들 입장에선 집중력이 분산되기만 하고 이름 외우기도 짜증남.

대체 좀 있으면 광탈 당할 옆 우주 늑대새1끼 세 마리 이름을 외울 필요가?

캐릭터 붕괴

오리지널 코믹스에서

천진난만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진중한 성격을 보여주던

노련한 전사 손오공이

자기 아들만도 못한 지능지수와 병1신미를 골고루 갖춘

육공이 된 것이 대표적인 예시.

자기 아들도 신경쓰고 두뇌파의 모습도 보여주던 놈이

전왕이 힘의 대회를 통해

온 우주를 싹 쓸어버리겠다는데도

그저 싸울 수 있다는 것만 히히덕거리고 좋아함.

이건 전투광도 아니고 그냥 싸이코패스 저능아임.

앞서 언급한 손육공은 말할 것도 없고

베지터 이 색기도

너야말로 넘버 원이다! 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던 그 색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육공이 색기랑 똑같은 지능수준에서 놀고 앉았음.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한 두 명의 캐릭터만 언급했지만

전반적으로 코믹스 때와 비교해서 캐릭터성이 완전히 엇나간 캐릭터들이 너무나 많음.

전왕

명색이 전 우주의 절대자라는 놈이

지능은 3살짜리 어린애만도 못함.

그나마 인성이라도 좋으면 모르겠는데

지가 보기에 우주가 좀 많아 보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아놓고 게임을 벌인 뒤

전 우주 수백억 명의 생명을 한순간에 학살하는 싸이코패스.

이런 색기가 차라리 그냥 엑스트라 조연 캐릭터면 아무래도 상관 없는데

이놈이 전 우주의 지배자라는,

드래곤볼 시리즈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를 맡고 있다는 게 큰 문제.

독자들이 전왕의 존재 자체를 짜증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명색이 드래곤볼 팬으로써,

십 년 넘게 드래곤볼 시리즈를 봐온 세대로써

이런 머리 나쁘고 인성 모자란 어린애 손에

드래곤볼 세계관 전체가 좌지우지 된다는게

도통 납득이 안간다는 것.

예를 들어 그 유명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전왕이 갑자기 툭 등장해서 특유의 짜증나는 목소리로 엥엥거리면서

우주를 지 멋대로 지워버린다면

양덕후들이 폭발하겠지?

토리야마 아키라

나는 이 양반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완전히 퇴물이 됐다고 본다.

늙으면서 감이 무뎌진건지

아니면 오랫동안 소년만화를 그리지 않아서 까먹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토리야마 아키라의 각본이 이 모든 사태의 원흉임.

솔직히 드래곤볼 M이나 AF 그린 동인지 작가들이

토리야마보다 더 참신한 스토리 만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함.

차라리 이 양반은 그냥 자기 이름만 빌려주고

더 젊은 각본가들로 하여금 스토리를 만들도록 했다면 좋을 거 같은데

토리야마가 드래곤볼의 원작자라는 너무나도 큰 포지션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

원작자라는 절대 갑의 위치에 존재하고 있는 이상

제작진들 입장에서는 토리야마의 각본이 아무리 병1신같아도

그걸 무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함.

솔직히 나도 드볼 슈퍼가 처음 발표될 때는

오리지널 코믹스 작가로써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기대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그 기대가 꺾임.

다음 극장판에서 야모신지 좆모신지 하는 놈을 통해서

또 판을 키우려는 것 같은데

제발 더 뻘짓만 안하기를 진지하게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