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울과 V 조직의 모티브 및 V라는 이름에 대해

이 글은 직관적이고 비약적인 추측이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음모론의 사실 여부를 논하지 않습니다. 추측글로 쓰긴 했는데 솔직히 맞는지 안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재미로 봐주세요.

 

 

 

1. 도쿄 구울

 

1-1. 인간과 구울

 

 

"군중 속에 섞여 사람의 고기를 먹는다. 인간의 형상을 하면서 인간과는 다른 존재. 사람들은 그들을 구울이라 부른다."

 

구울은 살아가기 위해서 인간을 먹어야만 합니다. 반대로 인간은 구울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 구울을 제거합니다. 인간과 구울은 단순한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가 아니라 살육으로 점철되는 비극적인 악순환의 관계를 가집니다. 인간과 구울은 살아가기 위해서 서로를 죽여야 합니다. 그들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은 공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그들은 서로를 죽이는 것입니다. 그들은 단지 그렇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세계의 요구를 자기 의지에 상관없이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일 뿐입니다.

 

1-2. 잘못된 세계

 

인간과 구울이 사는 세계에서 그들은 서로를 죽이고 죽1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쪽의 무의미한 희생은 필연적인 결과로 나타납니다. 그들은 모두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이것은 누군가 그들을 그렇게 살아가도록 정해놓아 은밀하게 강제하기 때문입니다.

 

1-3. 뒤틀린 새장

 

 

CCG는 구울을 악으로 규정하고 척결해야 할 것을 사람들에게 선전합니다. 그리고 구울에게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데려와 구울에 대한 증오를 키워 자신들이 원하는 인간상으로 개조하여 병사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죽은 구울의 가족과 지인에게도 인간에 대한 증오를 부여하여 결국 인간과 구울이 서로를 죽이도록 만듭니다. 이 결과 인간과 구울은 서로에 대한 증오를 당연한 책임으로 받아들여, 뒤틀린 새장은 더욱 견고해집니다.

 

1-4. 거짓말쟁이

 

구울로부터 인간을 지키고 보호하는 정의의 기관 CCG는 사실 와슈 가문이 권력을 세습하기 위한 것으로 이용됩니다. 와슈 가는 구울의 섬멸을 진심으로 바라지 않습니다. 이는 구울 퇴치가 그들의 사회 통치 방식으로 이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와슈 가는 어떤 구울들의 조직 V와 긴밀한 관계를 가집니다. 이 V 조직은 공적 기관으로써 한계를 가진 CCG가 손 댈 수 없는 곳에서 활동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방해가 되는 적대세력은 인간, 구울에 상관없이 모두 제거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V 조직은 와슈 가를 위시로한 CCG의 이면에서 존재합니다. 와슈 가와 V 조직은 빛과 그림자로 역할을 나누어 세계를 조작합니다. 그들의 정체는 뒤틀린 새장이라는 체제를 통해 세계를 지배하는 그림자 정부입니다.

 

2. 도쿄 구울과 렙틸리언

 

2-1. 그림자 정부, V 조직

 

 

그림자 정부란 음모론에서 등장하는 개념으로 세계의 주요 정치, 경제 등의 분야를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조직을 일컫는 말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V 조직은 그림자 정부로써 도쿄 구울 세계관에서 존재합니다. V 조직은 도쿄 구울 세계관과 함께 이미 타로 카드와 관련된 음모론으로 해석된 적이 있지만, 그것과는 조금 다르게 저는 구울과 V 조직을 그림자 정부와 관련된 어떤 음모론으로 해석해보고자 합니다. 그림자 정부와 관련된 음모론은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와 같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렙틸리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렙틸리언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먼저 도쿄 구울의 구울을 굳이 렙틸리언으로 해석해야 되는가를 짚어보겠습니다.

 

2-2. 구울과 V 조직의 모티브, 렙틸리언

 

2-2-1. 도쿄 구울의 구울과 일반적인 구울

 

도쿄 구울의 구울은 말 그대로 구울이지만 일반적인 구울의 모습과는 조금 다릅니다. 구울은 원래 아랍 신화에 등장하는 인간을 먹는 괴물을 말하며 짐승과 같은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그리고 구울은 묘지나 사막같은 사람이 잘 살지 않는 지역에서 삽니다. 이후 구울은 현대로 넘어오면서 좀비와 같은 언데드의 모습으로 굳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적인 구울의 모습은 식인을 한다는 것을 빼면 도쿄 구울의 구울과는 닮지 않았기 때문에, 도쿄 구울의 구울은 순전히 구울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2-2-2. 도쿄 구울의 구울과 렙틸리언

 

 

바로 렙틸리언에서 저는 그 영향을 추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렙틸리언에 대해 조사하면서 구울 그리고 더 나아가서 V 조직이 렙틸리언과 비슷한 부분이 꽤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렙틸리언이란 파충류 외계인이라고도 불리며 배후에서 세계를 지배하는 그림자 정부의 상층부라고 음모론에서 주장됩니다. 렙틸리언은 파충류 인간으로서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인간으로 둔갑하고 인간 행세를 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구울 혹은 V 조직과 꽤 비슷합니다.

 

2-2-3. 렙틸리언

 

렙틸리언은 보통 렙틸리언, 드라코 렙틸리언, 혼혈 렙틸리언의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드라코 렙틸리언은 왕실 계통이나 엘리트 렙틸리언을 말합니다. 렙틸리언의 외형에 대해서는 다양한 모습의 수많은 보고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구울과 비교할 만한 특징들만을 서술하겠습니다. 각각의 렙틸리언이 갖는 구울 혹은 V 조직과 공통된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식인

 

렙틸리언은 인간의 피를 마시고 고기를 먹습니다. 인간의 피부 안에 파충류의 피부로 이루어진 자신들의 실체를 숨기고 인간 사회 속에 숨어들어 인간인 척하는 렙틸리언은 인간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식인을 해야 합니다. 렙틸리언이 인간의 형상을 하고 인간을 먹는 것은 구울과 매우 닮았습니다.

 

· 신체 능력

 

렙틸리언은 단단한 신체와 강한 팔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평범한 칼로는 상처 하나 낼 수 없는 단단한 신체와 인간보다 몇 배는 강한 힘을 가진 구울과 닮았습니다.

 

 

· 눈

 

렙틸리언의 눈은 뱀의 눈처럼 세로 동공입니다. 구울의 혁안은 일반적인 형태의 동공이지만 세로 동공으로 묘사된 적이 있습니다. 카이코로 추정되는, V 조직에 소속된 구울의 혁안은 렙틸리언처럼 세로 동공으로 묘사되었습니다. 혁안이 세로 동공으로 묘사된 것은 토르소의 정체를 알려주는 장치인 듯한 T자 동공의 애매한 경우나 원래 눈 자체가 세로 동공인 경우를 제외하면 이 V 조직의 구울이 거의 유일합니다. 평상시 인간인 척하는 구울이 정체를 드러낼 때 보이는 혁안을, 인간으로 위장한 렙틸리언이 정체를 드러낼 때 보이는 세로 동공으로 묘사한 것으로 봤을때, 이것은 V 조직이 렙틸리언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렙티리언도 구울처럼 세로 동공을 보일 때 눈이 붉은색으로 변하며, 반짝이는 붉은 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 파충류의 피부

 

렙틸리언은 본디 파충류이기 때문에 당연히 파충류의 피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구울의 경우는 여러 곳에서 파충류의 피부가 표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제의 카구네를 가진 카네키를 비롯한 린카쿠가 까칠까칠한 비늘형의 촉수로 뱀의 피부를 띱니다.

 

 

뱀으로 표상되는 카네키 뿐만 아니라 아오기리 나무의 다른 구울들도 도마뱀으로, 즉 구울들은 파충류로 묘사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카네키의 잘리고 난 뒤 다시 자라난 오른쪽 팔도 뱀의 피부와 같은 파충류의 피부로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V 조직에게도 마찬가지로 파충류의 피부가 묘사되었습니다.

 

 

 

· 꼬리

 

렙틸리언에 관련된 보고 내용을 보면 꼬리가 있거나 없고 그 모양 또한 제각각인데 일부는 꼬리가 지면에 닿을만큼 길다고 합니다. 비카쿠의 구울도 꼬리와 같은 형태의 카구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울들의 카구네 모양이 제각각이고, 린카쿠와 비카쿠가 꼬리처럼 보이고 우카쿠와 코카쿠가 꼬리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비슷합니다.

 

· 순수 혈통

 

렙틸리언은 순수 혈통일 수록 더 고귀하게 쳐주고 이런 순수 혈통을 이어가기 위해 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노르딕 외계인과 결합하여 자식을 낳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순수 혈통일 수록 조직의 상부에 위치해 있는데, 맨 위에는 드라코 렙틸리언이, 그 아래에는 렙틸리언이, 또 그 아래에는 혼혈 렙틸리언이 있습니다. 와슈 가도 마츠리가 결혼을 강요받는 것과 후루타가 사실 와슈 가임에도 서자로 태어나 차별을 받는 것 등으로 보아 순수 혈통에 집착한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지하

 

렙틸리언의 기원에 대한 이론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되며, 외계의 존재, 지구 내부의 존재, 차원 내부의 존재로 나누어집니다. 그중에서 도쿄 구울의 구울의 설정에 해당하는 지구 내부의 렙틸리언 이론을 보면, 렙틸리언이야말로 진정한 지구인이라고 합니다. 지구 지표면에서 소행성 충돌과 같은 자연적 재앙으로 지하의 동굴로 달아난 공룡이 렙틸리언으로 진화했다고 합니다. 이후 그들은 새로운 지하 환경을 만들었고 고도의 지각을 가진 존재로 진화하여 진보된 기술을 가지게 되었으며, 지표면의 인간을 조종하고 감독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도쿄의 구울도 과거에 도쿄에 지하도를 만들고 그곳에서 몸을 숨겼으며, V 조직은 인간과 구울을 조종하고 감독합니다.

 

2-2-4. 드라코 렙틸리언

 

· 날개

 

드라코 렙틸리언이 다른 렙틸리언과 비교되는 명확한 차이점은 긴 날개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카쿠의 구울도 날개와 같은 형태의 카구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라코 렙틸리언처럼 인간과 구울을 조종하고 감독하는 V 조직의 상징도 날개입니다.

 

 

· 뿔

 

또한 드라코 렙틸리언은 뿔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척안의 올빼미도 뿔을 가지고 있습니다.

 

 

· 뼈로 된 가시 또는 갈비뼈와 같은 가는 부속물

 

왕실 계통의 드라코 렙틸리언은 또한 등 뒤로 뼈로 된 가시 또는 갈비뼈와 같은 가는 부속물이 나와있다고 합니다. 이런 부속물들은 검은색, 갈색의 범위의 가죽같은 덮개로 덮혀있습니다. 척안의 왕 카네키도 이 특징과 비슷한 부속물이 이시다 스이 작가의 일러스트에서 묘사되었습니다. 이시다 스이가 의도했다면 지금까지 카네키의 신체를 두르는 정체불명의 구조물은 왕으로서의 표상인 것이 됩니다.

 

2-2-5. 혼혈 렙틸리언

 

· 혼혈

 

자연 반구울처럼 렙틸리언도 그레이 외계인과의 혼성체가 있습니다. 그레이와의 혼혈 렙틸리언은 체구가 작고 외소한 상체와 팔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혼혈 렙틸리언은 손가락이 3개에 엄지가 1개 있거나 아니면 엄지가 아예 없이 긴 손가락만 3개라고 합니다. 작중에서 유일한 혼혈 반구울인 에토가 작은 체구이며 동일 인물인 척안의 올빼미의 손가락이 3개입니다.

 

3. 도쿄 구울과 드라마 V

 

3-1. 드라마 V

 

 

렙틸리언을 소재로 한 창작물 중에는 도쿄 구울의 V 조직과 동명의 제목을 한 미국의 SF 드라마 V가 있습니다. 이 드라마 V의 줄거리는, 어느 날 나타난 거대한 UFO에서 내려온 어떤 외계인 V는 지구인들에게 우호적인 행동으로 관심과 인기를 얻지만, 그들의 진짜 정체는 파충류 외계인들로 지구를 정복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들의 정체를 알고 대항하는 레지스탕스와의 전쟁입니다. 이 내용의 구도는 도쿄 구울에서 앞으로 일어날 V 조직과 레지스탕스의 전쟁과 비슷합니다. 때문에 드라마 V도 렙틸리언처럼 도쿄 구울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3-2. V라는 이름에 대해

 

도쿄 구울의 V 조직의 V라는 이름은 사실 타로 카드에서 교황을 의미하는 숫자 5의 로마 숫자 V를 기원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되지만, 드라마 V에 대해서도 참고 정도로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공교롭게도 드라마 V의 제목이자 스스로를 방문자(Visitors)의 앞머리 글자에서 따와 V라 칭하는 침략자 V는 도쿄 구울의 V 조직과 이름이 같습니다. 또한 자신들의 정체와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숨기고 평화를 가장하는 면도 닮았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V에서 V는 방문자 V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방문자 V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는 승리(Victory)를 기원하는 뜻에서 V를 자신들의 슬로건으로 삼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도쿄 구울에서는 V를 자신들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레지스탕스는 아직 없습니다. 만약 도쿄 구울이 정말로 드라마 V에 영향을 받았다면, 앞으로 카네키의 레지스탕스가 V를 자신들의 상징으로 사용하거나 V 조직의 궤멸 이후 카네키가 V를 진정한 평화를 위한 이념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3-2. 드라마 V와 도쿄 구울의 유사성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V라는 이름뿐만 아니라 드라마 V와 도쿄 구울은 서로 비슷한 부분이 몇개 더 있습니다. 그 예는 V의 평화 선전과 세계 지배, V를 쫓는 기자 혹은 저널리스트, V의 배신자, 인간과의 혼혈, 레지스탕스 등이 있습니다.

 

3-3. 기타

 

드라마 V에는 방문자 V의 배신자이자 레지스탕스의 협력자, 제5 부대(Fifth Column, 간첩)가 등장합니다. 도쿄 구울에서도 숫자 5를 이름으로 한 부대가 있습니다. 바로 쿠인케(Quinque, 5)를 내장한 특수 부대 쿠인쿠스(Quinx)입니다. 그리고 쿠인쿠스 반의 멤버는 항상 5명으로 유지되는 등 쿠인쿠스는 숫자 5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쿠인쿠스가 CCG를 위시로한 V 조직에 반대할 것인지는 아직 요원하지만 향후 그럴 가능성과 그 근거가 몇 개 있습니다. 쿠인쿠스는 V 조직이 그토록 바라는 균형을 깨는 존재인 척안의 구울들로 구성되는 것과 요시토키가 구상한 계획이자 우리에와 마츠리의 밀접한 관계를 비롯하여 와슈 가와 관련이 있는 것, 카네키와 대칭되는 삶을 살며 CCG와 잘못된 세계에 의문을 품은 아몬과 쿠로가 CCG에 들어갈 경우 반구울 특성을 살려 쿠인쿠스 반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는 것 등이 있습니다. 물론 제5 부대라는 용어는 숫자 5와 큰 관련은 없으나 V 조직을 의미하는 숫자 5가 쿠인케와 쿠인쿠스의 이름으로 쓰인 것을 생각해보면, 인간과 구울의 단절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여 세계를 지배하는 V 조직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구울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이 과정에서 CCG를 위시로한 와슈 가 혹은 V 조직의 스파이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