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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 마검사는 귀찮은 것이 질색이다 - 3
절대존재 | L:0/A:0
326/350
LV17 | Exp.93%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610 | 작성일 2013-05-05 18: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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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 마검사는 귀찮은 것이 질색이다 - 3

 이름이 유명해진 것은 약 2년전,

소문의 출처도 형태도 심지어 존재부터가 

분명치 않은 유령 집단.

 

하지만 흑신(黑神),이란 이름은 돌연히 넷상에서 회자되며

온갖 소문의 중심이 되었다.

 

떼지어 밤을 배회하는 그들의 살벌한 무용담에 대한 것부터

그들과 조우하여 귀신에 씌였다는 괴담에 대한 것까지,

 

구식적인 건달 묘사에 초현실적 묘사가 분별없이 뒤섞인 채로,

그 조직의 성격이란 것도 단순 폭력 서클인지,

오컬트 커뮤니티인지 조차도 분명한 것이 아니였다.

 

하지만 그 시기에 동시에 등장하여

SNS등지로 퍼져나간 원인을 알 수 없는 대량의 도시 전설들과

그 이야기에 관계된 주역으로 묶여지면서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집단의 파급력은 매스컴에 언급될 정도로 대단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가지, 

제각각 난잡한 이야기들 중에서도 존재를 실증하듯 한 가지만큼은 공통되어진 묘사,

 

[주로 10대로 이루어진 그 조직은 남녀를 불문하며

어떤 접점도 일절 보이지 않는 통일성없는 모임이다.

그렇지만 딱 한 가지, 하얀 글자로 큼직하게 쓰인 黑神 이란 등짝의 검은 가디건이 

그들 집단의 연관점을 보여줬다.] 

 

-

" 검은 귀신이란게, 그걸 말하는 거죠? "

 

" 글쎄, 아무튼 부장은 그렇게 말했어."

 

마스크는 말하는 동안에도 교문 바깥으로 눈을 떼지 않았다.

 

" 으스스하군요. 근데 왜 이제 와서?

몇 년전에는 꽤 유명한 괴담이였지만, 이미 약발이 지나버린 소재인데.

게다가 아직 납량특집 시즌인 것도 아니고,"

 

녀석은 이미 이야기에 빠져든 것 같았다.

다만 소재 자체를 실존하지 않는 것으로 단정하고 있는 듯 하지만,

 

" 인적 드문 골목에서부터

시끌벅적한 상점가,

이런 하교 시간대에서부터

새벽녘까지.

요 한달간 장소,시간을 가리지 않고 출몰하여 긴 행렬을 지어다녔다는 목격담이 수두룩해.

말 그대로 떼지어 돌아다니기만 했을 뿐

딱히 별 행동같은 걸 취하지는 않았다지만 말야."

 

그렇게 요란했으면

경찰이 올지도 모르고 동네가 소란스러워지지 않았을까요?

뭔가 개연적이지 못한데,"

 

" 몰라. 

난 그냥 시키는 대로 지키는 것 뿐이니깐. "

 

마스크에 가려져 눈가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표정은 이미 귀찮은 태도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

생각이란걸 하기 싫다는 건가. 

 

"아, 그러시다면...

수고하세요~ "

 

" 오냐. "

 

마스크의 맹한 시선이 다시 온전히 교문 밖으로 고정되었다.

 

수상한 복장으로 보나 기계같은 행동으로 보나

그가 인간인지 조금 의심스럽다.

 

 

" 뭔가 사건의 냄새가 나지 않아? "

 

녀석의 표정이 묘하게 싱글거리고 있다.

 

" 귀신이?"

 

" 처음엔 나도 그런 것 같았는데,

소문대로 인간의 무리인 것 같아. "

 

" 유치하긴."

 

" 호오? 

유치하다....라?  왜 그렇게 생각해? "

 

" 고딩씩이나 돼서 조직이라고 몰려다니는 불량아들한테

사건이니 뭐니, 만화같잖아. 엄청. "

 

" 아니아니, 꼭 그렇진 않은 걸? "

 

" 하아? "

 

" 고딩 불량아를 단순이라고 말할 순 없다는 거지,

그래뵈도 꽤 위험한 집단이거든,

돈받고 폭력을 빌려주는 것에서부터

위로 있는 진짜 범죄자들과 여러가지를 거래하기도 해. 

 

이 사회에서 유일하게 어른의 잔인함과

미성년으로서의 법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 훌륭한 범죄력이잖아? "

 

" 그럴싸는 해. "

 

" 대게 대규모의 범죄 사건에는 

10대 조직의 하청(?) 작업도 연관되어 있다고. "

 

" 하....하.... 그러냐. "

 

왠지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 옷. 편의점 들렀다 가자. "

 

집까지는 꽤나 가깝다. 

도보로 10분이 덜 되는 거리,

오늘 하교는 상당히 늦었어도 느릿느릿가는건 문제는 없으......려나?

 

딸랑-

 

" 어서옵쇼. "

 

판매대의 알바 목소리가 왠지 귀에 익었다.

왠지 친절하면서도 약간 껄렁이는 듯한 듣기 좋은 미성.

학교 행사같은데서 자주 들었던 이 목소리는.....

 

" 왁, 견우 오빠. "

 

유세린은 깜짝 놀라 주춤이는 리액션을 했다.

그렇게 오버할 일은 아닌 것 같다만,

 

" 아~ 너희구나. 왠지 여기서 이러고 있으니까.

하루안에 전교생을 전부 만나는 것 같아. "

 

" 그야, 이곳은 분명히 학교 앞이라고 부를 위치에 있는 편의점이니까요. "

 

" 회장인데 왜 이런데서 알바하시죠? "

 

유세린은 왠지 진지한 표정으로 질문했다.

보아하니 견우 형이 회장으로서 직접 나서서 

담배나 술같은 걸 구매하려는 학생을 잡으려 하고 있다- 는 시나리오를 떠올렸겠지.

 

" 돈 벌려고 알바하지 왜 알바하겠어. "

 

" 아, "

 

무서울 만큼 이의 불가한 대답이였다.

 

" 얼마전에 터무니없는 돈을 써버렸거든,

그래서 죽지않을 만큼만 열심히 버는 중이야. "

 

" 아....안타까운 일이네요...."

 

왠지 엄청 가여운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있다.

 

" 뭐 사려고 왔니? "

 

" 아 전, 참치마요 하나?

시온이는? "

 

" 쵸코피아 하나, "

 

딱히 뭘 먹을 생각은 없지만 가만히 안 사기도 무안하다. 

 

" 오오, 마침 좋은 걸 고르네. "

 

견우 형은 판매대를 나와 직접 삼각 김밥이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 아, 제가 가져올게요. "

 

" 아니아니, 마침 딱 좋아서. "

 

" ? "

 

그는 새로 들인 참치마요 하나를 집고

밑구석에 올려져있던 2개를 더 집었다.

 

" 오올?! "

 

" 마침 바로 방금전에 폐기로 2개 남았어,

어차피 난 참치마요 안 좋아하니까~ "

 

" 으헉, 감사해여! "

 

" 그리고 시온이는~ "

 

" ? "

 

 

-

 

 

" 안 그래도 허기졌는데 잘 됐네~

시온이 하나 먹을래? "

 

유세린은 오몰오몰거리며 참치마요 하나를 나에게 건넸다.

 

" 됐네요. 어차피 저녁 먹을거야."

 

" 먹고 또 먹어~ "

 

" ..... 내 조그만 위장은 많은 음식을 담아두지 못해...."

 

그렇게 말하는 내 입에도 초코가 찐한 다크 쵸코피아가 녹아나고 있다.

맛은..... 좋은데 말야.

이렇게 많이 줄 필요가 있었나.....

 

커다란 비닐봉지에 가득 담긴 쵸코피아 20개

아직 좀 쌀쌀한 이런 날씨에 다발로 들고 다닐 물건은 아닌 것 같다.

 

" 정말 부러울 만큼 운 좋은데 너. 

마침 1+1을 얹어줘야 할 걸 깜빡해버린 견우 오빠덕에

쌓인 재고 전부 얻어가잖아. "

 

" 부러우면 가져가던가. "

 

" 하하하..... 그거 칼로리 엄청나잖아.

전부 먹었다간 나라도 살이 엄청 늘지도..... "

 

지금도 잘만 먹는 녀석이 살 타령은....

하지만 확실히 아이스크림 주제에 미제 초코바 수준의 찐한 칼로리가 쌓인 이거라면

살 찌는데 직빵일지도 모른다.

 

대체 왜 1+1으로 얹어주라는 걸 

전부 나한테 전부 1+19로 얹어버리는 것인지.

좀 황당스러운 선배다.

 

나에게 있어선 큰 사태가 되어버렸다.

시유 녀석은 분명 살찐다고 안 먹을게 뻔하고,

시우는 얼마전에 충치로 엄마한테 야단 맞던걸 생생히 기억한다.

 

이 엄청난 녀석을 줄여가야 하는 건 나 혼자.

 

절망적인 건 벌써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됐네. "

녀석의 말대로 시간은 어느덧 8시가 다 되어 있었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 근데 너, 이 시간이 되도록 학교에 남아서 뭘했던거야. "

 

" ? 뭘 했냐니. 

너 기다리고 있었지. "

 

" 뭐? 딱히 맨날 같이 하교한 것도 아니잖아.

왜 1시간이나 나를 기다려 언제 올지 알고. "

 

" 가방도 신발도 남아있는데 종적은 없다....

당연히 걱정되니까 기다려지지.

그래도 계속 기다리다보면 언젠가 분명 올테니까.

언제나 그랬잖아? "

 

" 윽......"

 

이 녀석은 또 아무렇지 않는 표정으로 낯간지러운 말을 한다.

 

" 그렇다고 오늘같이 또 걱정끼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

 

" 알겠......다....."

 

낯간지러운 녀석.

 

" 읏! "

 

엇갈리는 골목의 전방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조그만 몸집에 인형처럼 하얗고 머리는 새카만 녀석.

우리의 소꿉친구 정소연, 이다.

 

" 아~ 소연이~! "

" 안녕. "

 

" 아....응...."

 

고개를 떨군 채, 시무룩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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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5/A:45]
아르크
이거시 편의점 알바의 묘미인가?!
2013-05-17 20: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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