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 시리즈 특유의 어둡고 무자비한 세계관을 아나 데 아르마스만의 색깔로 제법 훌륭하게 이어받은 스핀오프 작품이다. 본편의 묵직한 타격감과는 또 다르게 발레리나라는 설정에 걸맞은 유연하고 날카로운 액션 시퀀스들이 내내 눈을 즐겁게 만든다. 다소 뻔하게 흘러가는 복수극 스토리나 중간중간 헐거운 디테일은 조금 아쉽지만, 키아누 리브스를 비롯한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할 때마다 팬으로서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든다. 본가만큼의 압도적인 아우라까지는 아니더라도 화끈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만으로 팝콘 무비의 몫을 톡톡히 해낸다.
시리즈의 정점을 찍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파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액션 씬들은 그야말로 시각적 쾌감의 극치를 보여준다. 러닝타임이 꽤 긴 편인데도 다채로운 무기와 공간을 십분 활용한 전투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스크린에 몰입하게 만든다. 모든 것을 쏟아부은 듯한 마지막 엔딩을 보며 오랜 여정이 진짜 끝난 것 같아 내심 서운하고 먹먹한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최근 존 윅 5 제작 소식이 다시금 들려오면서 도대체 이 처절한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묘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전편보다 한층 더 화려해진 액션과 방대해진 암살자들의 세계관이 시작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특히 초반부 도서관에서의 육탄전과 수많은 나이프가 오가는 씬은 존 윅 시리즈 특유의 처절하고 묵직한 타격감을 여과 없이 보여주어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가 다소 빈약해지고 액션 패턴이 반복되는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오직 맹렬한 액션 하나만으로도 러닝타임을 꽉 채워주는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말수 적고 감정 과잉 없이 가는데도 존재감이 압도적이고, 액션도 총질이든 근접전이든 다 깔끔해서 보는 맛이 확실하다. 복수 서사도 쓸데없이 꼬지 않고 직선으로 밀어붙여서 통쾌하고, 시리즈 첫 편답게 세계관이나 룰도 과하게 풀지 않으면서 딱 흥미 생길 만큼만 보여줘서 전체적으로 되게 잘 짜였다는 느낌이 든다. 원래 이런 통쾌한 복수물 좋아하면 정말 시원하게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