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당신과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도종환
멜트릴리스 | L:74/A:374
1,061/2,910
LV145 | Exp.36%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27 | 작성일 2019-02-23 14:48:21
[서브캐릭구경ON] [캐릭컬렉션구경ON] [N작품구경ON]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당신과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도종환

초저녁달이 떴습니다.
당신과 헤어지던 팔월입니다.
당신과 함께 죽음에 맞서 싸우던 그 뜨겁던 여름 석달처럼
올해도 뜨거운 여름입니다
당신에게서 얻은 겨자씨만한 사랑을
이 세상에 심고 가꾸는 일이 어찌 이리 어렵습니까
사랑하는 사람과는 죽음으로 가는 길까지도 하나 되어가지만
미워하는 사람 어두운 사람들의 밭에
씨앗 하나 가꾸고 풀 한 포기 뽑아내는 일이
이 세상에서는 어쩌면 이리 어렵습니까
크고 하나인 것을 사랑하는 것보다
작은 여럿인 것을 사랑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가는 길은
초저녁달이 구름을 헤치고 가는 것처럼
그렇게 가는 길이 아닙니다.
풀벌레 울음이 깊은 밤의 가운데를 뚫고 가는 것처럼
그렇게 은은히 가지 않습니다.
자식을 찾는 어머니의 애끓는 목청처럼 갑니다.
모래밭에 쓰러진 이에게 마지막 남은 내 몫의 물을 내어주고
내가 타는 목으로 가듯 가는 길입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던 그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 감옥에 있습니다.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하는 일보다
이 세상을 두루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더 어려운지
알게 하시려는 뜻으로 새기며 조용히 견디고 있습니다.
지금은 나를 여기 가두고 창 밖으로 흐르는 세월을 봅니다.
비가 내리다 그치고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면서
아침이 오고 저녁바람이 부는 것을 봅니다.
많은 이들이 우리 곁을 울면서 떠나고
손에 끌려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눈물 그들의 돌아서던 뒷모습까지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말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우리를 미워하던 이들까지도 사랑할 것입니다
다만 지금은 여기 이 자리에 끝까지 남습니다.
우리의 사랑이 결코 삿되지 않았으므로
나는 이 감옥에 홀로라도 남습니다.
이 세상을 사랑하기로 함께 손을 잡고 다짐하던
처음 그 마음 한가운데 남아
먼 길을 지나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을 기다릴 것입니다.
걸어온 길보다 걸어가야 할 길이 더 많아서
함께 나눈 사랑보다 함께 해야 할 사랑의 날들이 더 많아서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이 그저 살아가는 일이 될 때까지
여기 이 자리에 남기로 합니다.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5 | 댓글 2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3094 창작  
(이벤트) 일곱개의 대죄 - 교만편 [3]
Mr0SirCrocodile
2019-02-23 1-0 279
3093 시 문학  
어떤 편지-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2-23 0-0 131
3092 시 문학  
아홉 가지 기도-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2-23 0-0 122
시 문학  
당신과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2-23 0-0 127
3090 창작  
(이벤트참가) 무영 1화 [3]
골반
2019-02-23 1-0 288
3089 창작  
(이벤트) 천 일의 기적 [5]
대악마
2019-02-23 1-0 250
3088 창작  
(이벤트) 자위를 했더니 이세계로 가버렷?! [1]
Mackensey
2019-02-22 1-0 469
3087 창작  
(이벤트) 츄잉의 비밀을 알게 된 사내의 기묘한 모험 이야기! 1화 [15]
갓요한
2019-02-22 8-1 751
3086 시 문학  
정천 한해 - 한용운
대갈맞나
2019-02-21 0-0 170
3085 시 문학  
초혼 - 김소월
대갈맞나
2019-02-21 0-0 194
3084 시 문학  
송화강 뱃노래 - 김동환
대갈맞나
2019-02-21 0-0 112
3083 시 문학  
눈물 - 김현승
대갈맞나
2019-02-19 0-0 145
3082 시 문학  
아침 이미지 - 박남수
대갈맞나
2019-02-19 0-0 131
3081 시 문학  
오장환-소야(小夜)의 노래
영원한17세
2019-02-17 0-0 171
3080 시 문학  
오장환 - 성씨보(姓氏譜) -오래인 관습, 그것은 전통을 말함이다
영원한17세
2019-02-17 0-0 176
3079 시 문학  
김수영 - 달나라의 장난
영원한17세
2019-02-17 0-0 258
3078 시 문학  
종소리 - 박남수
대갈맞나
2019-02-17 0-0 226
3077 시 문학  
꽃 - 박두진
대갈맞나
2019-02-17 0-0 160
3076 시 문학  
고풍 의상 - 조지훈
대갈맞나
2019-02-17 0-0 183
3075 시 문학  
당신과 가는 길-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2-17 0-0 164
3074 시 문학  
다시 떠나는 날-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2-17 0-0 154
3073 시 문학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2-17 0-0 244
3072 시 문학  
새 - 박남수
smothy
2019-02-16 0-0 248
3071 시 문학  
살아있는 것이 있다면 - 박인환
smothy
2019-02-16 0-0 151
3070 시 문학  
살구꽃 핀 마을 - 이호우
smothy
2019-02-16 0-0 176
      
<<
<
291
292
293
294
295
296
297
298
299
30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