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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보 - 이육사
대갈맞나 | L:47/A:442
293/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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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347 | 작성일 2018-12-29 19: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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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보 - 이육사

너는 돌다릿목에서 줘 왔다'던

할머니의 핀잔이 참이라고 하자. 

 

나는 진정 강언덕 그 마을에

버려진 문받이였는지 몰라. 

 

그러기에 열여덟 새 봄은

버들피리 곡조에 불어 보내고 

 

첫사랑이 흘러간 항구의 밤

눈물 섞어 마신 술, 피보다 달더라. 

 

공명이 마다곤들 언제 말이나 했나

바람에 붙여 돌아온 고장도 비고 

 

서리 밟고 걸어간 새벽 길 위에

간(肝) 잎만이 새하얗게 단풍이 들어 

 

거미줄만 발목에 걸린다 해도

쇠사슬을 잡아맨 듯 무거워졌다. 

 

눈 위에 걸어가면 자욱이 지리라.

때로는 설레이며 바람도 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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