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특집으로 첫눈 관련 시 모음
첫눈이 내립니다
얼른
눈부터 감았습니다
내 안의 그대 불러
함께 보고 싶어서.
/윤보영-첫눈
작은 설렘 되어
바람 타고 날아온 그대
머리와 어깨 위에
살포시 내려앉으니
가슴에 품어 봅니다.
나를 찾아
먼 길 날아온 것처럼
내 마음도
그대에게 전하고 싶어
하얗게 내려앉은 눈 위에
'사랑해' 라고 써봅니다.
/첫눈
시인 이름을 까먹음;
당신은
나의 첫 입맞춤
첫번째 긴 고백은 아니지만
너 없는 여름과 가을을 보낸 뒤
첫눈이 내릴 때
서로 사랑했던 육체는 육체를 잊어도
마음은 펄 펄, 제자리를 맴돌 거란 걸
아─ 알기 때문에
한걸음, 또 한걸음
너를 뭉친다
뭉갠다.
/최영미-첫눈
당신이 오기로 한 골목마다
폭설로 길이 가로막혔다
딱 한번 당신에게
반짝이는 눈의 영혼을 주고 싶었다
가슴 찔리는 얼음의 영혼도 함께 주고 싶었다
그 얼음의 뾰족한 끝으로 내가 먼저 찔리고 싶었다
눈물도 얼어버리게 할 수 있는
웃음도 얼어버리게 할 수 있는
겨울이라는 감정
당신이라는 기묘한 감정
눈이 내린다
당신의 눈 속으로
눈이 내리다 사라진다
당신 속으로 들어간 눈
그 눈을 사랑했다
한때 열렬히
사랑하다 부서져 흰 가루가 될 때까지
당신 속의 나를 사랑했다
그러나 오늘 다시 첫눈이 내리고
눈처럼 사라진
당신의 심장
내 속에서 다시 뛰기 시작한다
/이설야-겨울의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