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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무서운 그애#3
한돌프 | L:0/A:0
197/270
LV13 | Exp.72%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541 | 작성일 2012-10-27 02: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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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무서운 그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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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편

 

 

 

-

예전의 나는 죽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미 죽어있다

다시 살아나기란 불가능하다

-

 

 

 

 

 

 

"잘먹겠습니다~"

 

라고 말해봐도, 이 집안에 내 말에 귀기울여주는 사람은 없어. 정확히 말하면, '살아있는 사람'은 없어. 흐흐. 늘 그렇듯이 부엌 밑장 서랍에있는 컵라면을 꺼내서 뜨거운 물을 붓고 3분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많은 생각을 했어. 이번 학년에 올라가서 만나게될 친구들을. 어떤 애가 날 재밌게 해줄까. 가능하면 여자애였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마침 틀어져있던 TV속에서는 귀여운 토끼모습을 한 캐릭터가 깡총깡총 뛰어가고있었어. 그러다가 무섭게 생긴 호랑이를 만나게되고 말았어. 호랑이를 눈치챈 토끼는 뛰어. 멀리, 멀리..더 빨리. 안그러면 잡히고 말게될테니. 토끼는 커다란 바위뒤에 숨어. 호랑이가 그 주변을 서성이지만 이만 눈치를 못채고 말아. 아동용만화가 그렇지 뭐. 실제였다면 호랑이가 그 토끼를 못잡았을까? 냄새만으로도, 바람의 움직임만으로도 호랑이는 눈치채고 토끼를 잡아 먹을 수 있었을꺼야. 이런 상상의 나래를 피고있다보니 벌써 3분이 지났다고 알람이 울리네, 어서 먹어야겠다.

 

-

 

라면을 서둘리 먹고 교복을 챙겨입고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탔어. 움직이는 버스의 창문시야안에서도 내 머릿속엔 아직도 그 토끼가 도망가고있어. 그리고 난 호랑이가 되어서 그 토끼를 쫒고있어. 바위로 숨어도, 난 네 숨결을 느낄 수 있는걸. 천둥번개가 울려도, 나만은 네 떨리는 심장고동소리를 들을수있는걸.

 

"쟤야, 쟤!"

"어휴, 불결해! 무슨 배짱으로 저렇게 뻔뻔히 학교를 나오는거야?"

"그러니까, 재수없어!"

 

옆에서 속닥거리는 여자애들의 목소리. 슬쩍 옆으로 얼굴을 돌려 눈을 마주하니, 표정이 가관이야. 마치 못볼껄 봤다는듯한, 비유를 하자면 정확히..음. 이게 적당하겠다. 영화같은데서 길거리에 놓여진 죽어서 구더기핀 쥐시체를 본 꼬마표정이 저랬어. 뭐야, 내가 쥐라도 된다는거야 뭐야. 아침부터 재수없는건 니년들이야. 카악, 퉤. 침을 뱉고 걸어갔지. 등뒤로 꺅꺅거리는 여자애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교실에서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자리를 잡았어. 여기라면 아이들의 눈에 잘튀지않고 제격이야. 그리고 하나둘 들어오는 아이들로 인해 교실은 점점 소음으로 메워져갔어. 시끄러워, 다들 시끄러워. 입을 꼬매버리고싶어. 살아있는 확성기들같으니. 따분하게 아이들의 쉬지않고 움직이는 입을 보며 죽여버리고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나처럼 입을 다문채 조용히 앉아있는애가 있어. 여자애야. 그것도 분홍색 머리카락을 가진 귀여운 여자애야. 내가 어땠을것같아? 그애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머리카락 한 움큼 뽑아버리고 싶다

 

 

였어. 더도덜도말고 딱 한움큼만. 그정도만 있으면 난 그걸 주머니에 넣고다니면서 심심할때마다 꺼내볼꺼야. 그럼 그애의 향기도 날 따라다닐꺼야. 난 기분좋게 웃을 수 있을꺼야. 저애랑 가까워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름이 뭘까. 혈액형은 뭘까. 키는? 몸무게는? 오늘 입고온 속옷 색깔은?...이건 좀 변태같았나. 어쨋든, 난 그때부터 그애를 주시하기로 했어. 저애만이, 이 시끄러운 인간확성기들 틈에서 호젓이 입을 다문채 침묵을 유지하고있는, 나와같은 '인간'이었으니까. 나랑 잘맞을지도 몰라, 라고 생각했어.

 

 

"자, 안녕. 내 소개는 생략하고, 일단 자리부터 바꿔야겠다. 너네들 너무하다구. 멀리서도 우리반이 제일 시끄럽던걸? 새학기 맞아?"

"에에-! 선생님! 저희는 이대로 앉는게 좋다구요~!!"

"맞아맞아!"

"벌써부터 선생님한테 말대꾸나 하고, 나 참 피곤한 녀석들이군. 제비뽑기로 바꾸겠다. 자, 1번 나와!"

"에이...!!!"

 

짝바꾸기가 시작되었어. 다른 아이들의 반응 따위, 내가 알바아니야. 난 저 여자애랑 짝이될수만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하루노 사쿠라'란 이름이 호명되고, 그 여자애가 앞으로 나갔어. 이름도 예쁘다. 꽃이름이라니, 이름마저 너무 예쁜거 아니야? 하면서 감동하며 지켜봤지. 조마조마 떨면서 제비를 뽑는 모습이, 마치 아침에 TV에서 본 겁에질린 토끼를 연상시켜. 후후, 귀여워. 귀여워. 내 손안에서만 놀았으면 좋겠어.

 

"사쿠라, 너무 떨지마. 겨우 짝바꾸는건데 뭘."

"아..네."

 

선생이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사쿠라는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말했어. 다른 사람이랑 대화하는것도 짜증나는데, 얼굴까지 붉혔어. 재수없어, 저 인간. 30살이나 쳐먹은 늙다리 주제에 여고생한테 꼬리를 치다니. 인간실격이야. 그리고 얼굴을 붉힌 사쿠라, 너도 나빴어. 남자한테 그렇게 쉽게보이는거 아니야. 그 때 였을까, 내 시선을 느낀듯한 사쿠라. 흠칫 놀라며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둘러봐. 난 고개를 돌렸지. 아직은, 내 존재를 알리기 싫었으니까.

 

-

 

내 제비의 번호는 16번. 아무렴 상관없으니까, 제발 사쿠라랑 짝이되길.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어.

 

"자..7번 옆은 16번. 그리고 그 다음은..."

 

빌어먹을 선생이 호명한 내 옆자리는 7번. 누구지, 혹시 사쿠라? 제발 사쿠라!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날 아직 버리지않았나봐.
 

 

"안녕, 하루노 사쿠라."

"으..응, 안녕."

 

 

분홍색 머리카락에, 에메랄드빛 눈동자를 가진 토끼를 닮은 내짝. 그녀의 이름은

 

하루노 사쿠라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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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Ierator
오올;; 이런 느낌도 좋네요
2012-10-27 11:42:06
추천0
한돌프
ㅎㅎ감사합니당!
2012-10-27 15:19:12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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