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그대를 기다리는 일
습관처럼 되어 온 그대를 기다리는 일이
언제부턴지 그대를 힘들게 하는 짐이 되고 말았네요
아주 아주 오랜 동안의 기다림이 때로는 힘에 겨웠지만
힘든 기억보다는 행복한 기억이 더 많아서
그대와 나 사이의, 안되는 이유와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았던 세월을 견디며 기다렸습니다
이제는 설령 그 수많은 이유들과
이미 많이 지나쳐 온 시간을 되돌려 놓는다 해도
안될 일은 결국 안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너무나 긴 시간동안 이룰 수 없는 일에 온 마음을 소진한다는 것은
참으로 형벌처럼 무거운 일입니다
기다리는 사람에게나, 기다리게 한 사람에게나
사랑이라는 것이 불가능한 어떤 것을 가능하게 하는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낳기도 한다지요
그 믿음이 오랜 세월 발목을 붙잡고 있는 줄도 모르고요
그대를 안 이후
한 번도 가슴 속에서 비워 본 적 없는 그대의 자리지만
그 자리를 비워내는 일이
그대를 편하게 하는 일이라면 비워야지요
내 기다림으로 인해 그대 힘들고 근심하는 날이 많다면
그것은 진정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니까요
조금이라도 그대 아파하는 걸 바라지 않기에
그대를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그대는 내 기다림으로부터 이제, 자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