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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타로스 - 1
아르크 | L:5/A:45
227/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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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696 | 작성일 2013-12-14 18: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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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타로스 - 1

스산한 느낌이 도는 어둡고 찬 영문모를 장소, 주위가 온통 암석으로 뒤덮인 그 동굴같은 곳에서, 그 어둠속에서 하나의 불빛이 걸어온다. 횃불이다. 나무의 뿌리로 보이는 몸통에, 꼭대기엔 보석같은 무언가를 박아넣은, 다소 부족한 형태의 횃불이라도 그 성능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그 횃불을 들고 있는 자는 동그란 안경을 쓴 청년, 자락이 무릎아래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입고 있었고 오른편엔 직육면체모양의 박스를 달고 있었다. 아마 양쪽 끝에 스트랩이 달려 그의 반대편 어깨에 연결된 것으로보아 가방일 가능성이 높았다. 동그란 안경을 쓴 그의 인상은 안경탓에 순수히 보일수도 있었건만 지친듯 축 처진 눈꺼풀이 그를 현실적이고 냉정한 이미지로 만들었다. 부스스하고 꾀죄죄한 모습의 그는 안경을 고쳐쓰며 흘깃, 자신의 어깨 넘어의 뒤로 시선을 보냈다. "어이- 무투파도 아닌 내가 앞장서서 뭘 어쩌란 거지...." 다소 귀찮다는 목소리, 상하좌우가 막힌 공간이라 벽면에 난반사되어 돌아온 그의 목소리가 청각을 어지럽혔다. 이윽고 들려오는 하이톤 "그..그럼 어쩌란거야! 이상한거라도 튀어나오면...!!" 떨리는 목소리, 청년이 발걸음을 멈추자 뒤에서 계속 걸어오던 소녀가 횃불의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 기본적으로 흰 면으로된 셔츠와 고동색 바지, 그위로 흉부를 반쯤 가리는 레더갑옷에 허리춤에 찬 1.2랭스(m) 길이의 검, 반대편엔 컴팩트한 가방이 달려있었다. 경무장 검사의 전형적인 모습이였다. 소녀도 청년을 따라 걷기를 멈추었다. "네 손에 들린 그 검은 장난감이냐..." 체념적 어조, 그러면서도 비꼬는 의미를 가진 청년의 말은 소녀의 검사로서의 자긍심을 건드리기엔 충분했다. "뭐야!? 베이컨으로 만들어버린다!!" 소녀는 검을 청년의 목에 들이밀었지만, 청년은 소녀가 찌르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해보시던가, 다만 내가 죽어버리면 넌 이 미궁을 혼자서 나가야할텐데? 이 어둠속을 혼.자.서. 헤치고" 크윽, 하고 소녀는 짧은 탄식을 뱉으며 검을 거두었다 아마도 그것이 소녀의 약점이였나보다. "앞으로 가기나해! 이 S남!" 소녀는 억지를 부리듯 청년의 등을 떠밀었고 청년은 어쩔수 없다는 듯 다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얼마쯤 더 걸었을까, 여전히 정면은 끝없는 어둠으로 휩쌓여있었다. 청년은 손에 든 횃불의 불빛이 희미해지는 걸 보고선 가방을 열어 무언가를 찾는 행동을 취했다. 하지만 가방안은 2/3쯤  정체모를 물체들이 들어있는 막대플라스크로 가득차있었다. 그 수는 20, 혹은 그 이상, 대부분 용액성 물질로 보였다. 청년은 구획이 나뉘어진 나머지 1/3부분에서 뒤지고 있었다. 그곳엔 어류의 것이라기엔 커다란 비늘이나 영롱한 색의 돌멩이등 플라스크에 담기는 큰 물질들이 담겨있었다. 청년은 찾던 물건이 없는지 소녀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이봐 에테, 유리꽃 가진거 있어? 붉은 색으로" 아마 '에테'란 것은 소녀의 이름인것 같았다.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가방도 뒤지기 시작했다. "응, 챙겨놨던게 있을거야" 그녀의 가방을 열자 청년의 잘 정리된 가방과는 반대로 물건을 죄다 쑤셔박은듯한 내부상태가 눈에 들어왔다. 청년이 조금 떨떠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자 가방 내부를 가리려했지만 이미 늦은 일이였다. 소녀의 손이 가방을 빠져나오자 영롱한 붉은 빛을 띈 보석이 들려있었다. 이름붙여진 '유리꽃'대로 그것은 빛을 투과시킬정도로 맑았고, 또 마치 연꽃이 피어오른듯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경매에 내면 최소가 10만 마알로 시작하는 초호가 상품인 유리꽃은 그 외견만으로도 많은 수요가 있지만 효용성으로도 뒤지지않을 정도의 수요가 있다. 그 쓰임새는 유리꽃의 생성배경으로부터 비롯된다. 강한 마력, 지맥, 기운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휘몰아치는 장소를 마나 스폿(mana spot)이라 칭하는데 보통 그 자리에서 생성된다고 한다. 하지만 유리꽃이 생성되고 나면 그 지점의 마나스폿이 사라지게 된다. 이 현상을 보고 지방의 한 연구자였던 키펠은 '유리꽃은 마나의 결정체'라는 결론을 내렸고 황궁마법사들에 의해 입증, 유리꽃이 보존하고있는 막대한 마나량 때문에 전 대륙의 마법사들에게 비싼 값으로 팔리게 된것이다. 용도는 연구, 아니면 마법보조 유리꽃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5년이 채 되지 않는다. 청년은 에테로부터 유리꽃을 받아들어 그 꽃잎 하나를 떼었다. 에테는 아깝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어쩔수 없다는듯 입맛만 다셨다. "뭐... 아직 세상에 알려진 연구결과는 아니지만 드물게 색이 있는 유리꽃이 나오지, 신기한게 색이 있는 유리꽃은 그 색과 비슷한 계열의 마법엔 더 큰 효과를 보여준단말야" 청년은 언듯보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나무 막대위에 꽂아둔 무광택의 검정꽃잎을 빼내었다. 아직은 붉은 기운이 남아 약하게 타오르고 있었지만 곧 타고남은 숯덩이처럼 변할 것이다. 청년이 그 검정꽃잎을 손가락으로 짓뭉개자 가루가 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유일한 광원이 사라지자 지하동굴은 다시 암흑으로 가득찬다. "끼약-!" 들려오는 단말마의 비명, 소녀의 것이리라 하지만 청년은 그저 에테가 벌레라도 밟았나보지, 라고 생각하며 느긋이 막 떼어낸 꽃잎을 나무 막대에 꽂아 넣었다. "어이, 어두워졌다고 아무거에나 놀라지 말란 말이야" 횃불에서 불꽃이 힘차게 살아나며 주위를 밝혔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자... 아무것도 없었다. 에테가 있었을자리엔 기분나쁜 초록색 점액질의 무언가가 손톱만큼 남아있을 뿐이였다. "이...봐?" 당황감을 숨기지 못한 그의 목소리가 동굴 안에 잔향을 남기며 울려퍼졌다. --------- 슬라임, 아마 그렇게 불리는 녀석들의 소행일 것이다. 화기(氣)나 빛에 약한 지라 지상에선 우기때의 습지를 가지 않는한 만나지 못할 종족이며 그다지 위험하지도 않은 상대다. 하지만 그것은 1대 다의 상황에서 성립되는 조건이지 몇몇 베태랑들의 입에선 1대 1의 상황에서는 최악이라 불리운다. 상대를 '통째로' 집어삼켜 천천히 소화시키기때문... 일단 점액질의 몸 구조로 호흡기를 틀어막아 질식시켜 상대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데, 보기보다 끈적거리는 그 죽음의 감옥을 맨몸으로 탈출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청년도 살다가 딱 한번 맨몸으로 슬라임을 탈출하는 장면을 봤지만 '탈출했던 그'는 인간이길 포기했으니 에테와 같은 범주에 넣지 않기로 했다. 어쨌든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3분, 이 시간은 슬라임이 그녀를 완전히 소화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이 아닌 그녀가 질식사될 시간이였다. "그래도 훈련을 받았으니 5분정도는 버티겠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그에겐 여유가 없었다. 소녀에게 별다른 감정을 가진것은 아니였지만 생존에 있어서 혼자보단 둘이 나을것이라 판단했다. 청년은 횃불을 들었다. 슬라임은 의태에 남다른 솜씨가 있는 종족이다. 하지만 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은편이라 이 주변에 숨어있겠지 "이 일대를 죄다 태워버려야겠군" 청년은 가방을 열었다. 빈 플라스크 하나와 용액들이 든 플라스크 넷, 그는 신속한 손놀림으로 빈 플라스크 속으로 투명한 용액을 반의 반쯤 채우고 붉은 용액을 세방울, 갈색 용액을 다섯방울, 청색 용액을 한방울 넣고 가볍게 흔들어주었다. 곧 용액들이 모두 섞이며 색이 혼합되었다. 칠흑과도 같은 검정, 왠지 무시무시한 느낌이 든다. "자... 그럼" 그 플라스크 안으로 횃불위에 박혀있던 붉은 색 유리꽃잎을 플라스크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재빨리 최대한 멀리 던진 후, 곧바로 던진쪽을 등지며 엎드렸다.자신의 코트로 가방과 나무막대기를 껴안으며... [콰-앙!!] 동굴이 무너지지 않을까, 싶을정도의 굉음이 울려퍼지며 막대한 양의 화염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폭발은 순식간, 5초 이내에 태울것이 사라진 동굴 안에서 불꽃은 사그라들었다. 그 바람에 산소가 사라져버려 청년은 호흡곤란증세를 보이며 콜록대었지만 이내 앞뒤로 뚫린 통로로부터 공기가 유입되며 충분히 호흡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청년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주변상황을 파악했다. 4~5랭스 떨어진 곳에서 까맣게 탄 숯덩이가 보였다. 이 곳에 저렇게 탈 만한 물건은 에테나 자신, 혹은 슬라임밖이 없었을 것이다. 지나왔던 길이니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 숯덩이는 꿈틀거리더니 생명력을 잃은듯 아래로 추욱 처졌다. 그러면서 드러난 에테의 모습, 다행히도 그녀는 무사해보였다. 슬라임이 방화재 역할을 해준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에테는 움직이질 않고 있었다. 산소부족이 원인이라 판단한 청년은 에테를 눞히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비록 울퉁불퉁한 바위 위라 효과는 다소 적을지도 몰라도 이 방법이 확실하겠지 인공호흡, 기초교육때도 배우는 인명구조활동이며 그 순서도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청년은 천천히 입술을 소녀의 입으로 가져갔다. "콜록..콜록.." 그때 에테가 기도를 막고 있던 슬라임의 잔해를 내뱉으며 숨을 쉬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청년의 얼굴은 녹색 점액질 투성이로 되었지만.... 청년은 불쾌하단 표정으로 아무말 없이 소매로 얼굴을 닦고 에테를 벽쪽으로 데리고가 앉혔다. "아..안돼..! 그... 그곳은?!" 소녀는 아직 정신이 채 돌아오지 않은 듯했다... 아니 청년의 눈에는 그저 잠꼬대를 하는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누가 S남이야, S남은... 이 변태검사가..." "흐...으아앗" 청년은 에테의 벨트 뒤에 달린 수통을 빼 그녀의 머리위로 뿌렸다. "으파파파파팟...!!!" 그러자 제 정신을 차리며 눈을 떴다. 그녀는 얼뻥한 얼굴로, "헤? 여..여긴 어디!? 슬라임은 어디갔고!!" 청년은 에테의 양 어깨를 붙잡고 앞뒤로 흔들었다. "슬라임은 내가 처리했으니까 이젠 정신차려, 그런데 도데체 슬라임한테 무슨 일을 당한 거야? '흐아앗, 거긴 안돼' 라니" 에테의 대사를 청년이 다시 읊을때 어조변화 없이, 국어책 읽기로 하자 소녀는 얼굴을 붉히며 청년의 얼굴을 밀었다. "넌 몰라도 돼! 그보다 따가우니까 놔! 불도 다시 켜고!" "요구가 많네" 청년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꽃잎을 다시 유리꽃으로부터 하나 떼어 횃불의 끝에 달았다. 그러자 다시 횃불을 중심으로 둥글게 빛이 밝혀졌다. 그리고 다시 본 소녀의 모습, 소녀의 옷은 부분부분 녹아있었고 살갖은 미미하게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화상이다. 슬라임의 소화액때문일 것이다. "지금 약재는 없는데..." 에테가 손사래를 쳤다. "아, 괜찮아... 이 정도 화상쯤이야" "상처가 곪으면 더 못생겨져서 내가 마주치기 싫어, 횃불들고 있으면 적어도 슬라임이 다시 건드는 일은 없겠지"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려는 태도를 취하자 에테도 다급히 일어섰다. 하지만 긴장이 풀려서인지 그녀의 다리가 제 말을 듣지 않았다. 그대로 다시 주저앉아버린 에테는 그를 올려다보며 데려가 달라는 눈길를 보냈다. "가...같이가!" "금방 올테니 환자는 거기서 쉬고 있어" 청년은 코트 속에서 모래시계 하나를 꺼냈다. 그게 왜 그곳에 들어가 있는지도 의문이였지만 그것을 왜 자신한테 내미는지도 에테는 궁금해했다. "30분짜리 모래시계야, 그거 전부 떨어지기 전까지는 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청년은 그렇게 에테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쓰다듬으며 지금까지 걸어왔던 방향으로 나아갔다. 자신의 아버지를 닮은 청년의 뒷태에 에테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이 호감이라는 감정인지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 마지막 모래알이 아래로 떨어졌다. 소리도 없이 30분이란 시간이 끝나버렸다. 여전히 그는 돌아오지 않은 채 "이..이..!! 거짓말쟁이이이이!!!" 울상섞인 그녀의 목소리가 동굴을 따라 그에게 전달되길 바랬지만 멀리도 갔는지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녀는 다리를 모으고 등을 암벽에 기대었다. 처음엔 그 암벽도 차가웠지만 30분이란 시간동안 그 벽도 에테의 체온으로 따뜻해져있었다. "우우.... 돌아오면 베이컨으로 만들어버릴꺼야..." 앓는 소리를 낸다하더라도 그가 빨리 돌아오는 것은 아니였지만, 그녀는 무서웠다. 잘 알지도 못하는 장소에 혼자 떨어져있다는 것이...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훌쩍거리며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문득 생각난 그녀의 과거, 아버지에 대한 내용이였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보았을때, 그는 미소지으며 인자하게, 말했다. 갔다오겠다고, 갔다와서 그녀의 생일을 같이 보내겠다고... 하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10년 전쯤의 이야기, 전란으로 빚어진 비극 다른건 죄가 아니였다, 그저 그가 용병이였던 것이 잘못이였다. 이제와서 그를 못말린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슬퍼하지 않는다. 전쟁을 비난하지 않는다. 이미 수년전에 만족할 정도로 해버렸기 때문에 그 감정에 지친 것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10년 전의 고통과 비애가 남아있지 않다하더라도 그의 따스함은 그녀 마음 한 켠에 남아있었다. 어릴 적, 혼자 울고 있을때 달려와 안아주던 아버지의 모습이, 말이다.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혼자 울고 있던 적도 있다. 그렇게 하면 아버지가 돌아올줄 알고, 그렇게 하면 또 아버지의 넓은 품에 안길줄 알고... 이젠 그게 또 하나의 두려움으로 남아버린 줄도 모르고... 어색한 웃음이 그녀의 얼굴에 지어졌다. 그 위로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리며 그 미소를 지운다. "나약하네... 나... 슬라임 하나도 제대로 못이기고... 어두워지면 이렇게 벌벌 떨뿐이라니..." 나이가 늘어 제대로된 한명의 검사노릇을 하게 되었음에도, 아니 검사란 '칭호'를 붙일수 있음에도 내면은 별로 달리진게 없었다. "기다릴께... 계속 기다릴테니까.... 언젠가는 와줘... " 그녀는 모래시계를 뒤집었다. 에테가 세번째 모래시계를 뒤집었을 때, 그녀는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가 자신을 버린게 아닌가, 라는... 그도 그럴게 자신이 들고 있던 유리꽃은 줘버렸다. 횃불에 박힌 하나의 꽃잎은 제외하고... 이젠 그녀자신이 생각하기에 자기가 데리고 다닐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슬라임 하나도 처리못해, 민폐덩어리에 할 줄 아는것도 별로 없다. 버리고 갈 이유가 충분했다. 그 상황에 있어서 본래의 그녀였다면 낙담한 체 울고있을 터였지만, 왠지모르게  분노가 솟아올랐다. 여자의 한이라고 불리우는 감정, 그를 쫒아가서 등에 칼침이라도 놓지 않는 이상 두다리뻗고 잘수 없을 것 같았다. 그 배신감이 그녀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었다. 그녀는 횃불을 지팡이 삼아 딛고 일어나 청년이 간 방향, 앞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두고봐! 베이컨이 아니라 다진 고기로 만들어줄테니까!" ------------ 걷기 시작한지 한 20분쯤 되었을 것이다. 횃불때문에 시야는 어느정도 확보되었지만 뭐가튀어나올지 모르는 어둠은 마찬가지였다. 시간아 어느정도 지나니 그녀를 가득채우고 있던 분노도 사그라져버렸고 후들거리는 다리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라 그녀는 후회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그가 돌아올지도 모르는데... 라고 "으으.... 역시 무섭잖아!" 배도 고프고 목도 말라온다. 음식이라 부를 만한 것은 3일전에 잡은 도마뱀구이 뿐, 입술이라도 축이자 싶어 수통에 손을 댔지만 손에 닿는 무게감이 이상했다. 불안한 예감에 마개를 열고 탈탈 털어보지만 한 방울이 끝, 그것마저도 동굴바닥에 헌납해버리고 말았다. 좌절, 희망이 보이질 않았다. 그 순간 정면에 나타난 한 덩이 빛, 순간 그인줄 알고 달려가려했다 발길을 멈추고 오히려 바위틈으로 숨어들어갔다. 만일 '그'라면 횃불을 들었건 발광마법을 시전했건 걸을때 생기는 흔들림 빼고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터, 하지만 저 빛은 사방팔방을 날아다니며 정신을 사납게 만들고 있었다. 마치 그 존재자체가 '살아있는 것'마냥... "저...저건 뭐야...  설마... 유...령... 인가?!" 부정하고 싶었다. 유령이란 그저 어린아이들이 밤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어른들이 지어낸 이야기였으면 싶었다. 하지만 3초 전쯤에 봐버렸던 '무언가'의 실체를 부정할 방법은, 애석하게도 존재하지 않았다. 경험에 의한 공포, 실체가 있는 존재에 대한 공포- -그것은 무존재에 대한 공포보다 한 단계 위였다. 꿀꺽, 하고 삼켜진 한 모금조차 안되는 마른 침이 그녀의 목구멍을 따라 내려갔다. 식은땀은 나지 않았지만 심장은 세차게 박동질을 시작했다. 그 느낌은 마치 귓전에다 북을 치는듯했다. 갑자기 날아온 작은 돌, 그것은 바닥에 튀겨 굴러가 그녀의 옆에 멈추어섰다. 그 사소한 소리에 몸을 움츠리며 긴장을 한 그녀였지만 이내 별다른 상황반전이 없자 조심스레, 천천히 고개를 바위 바깥으로 가져갔다. "왁-!!!" 눈이 멀듯한 강한빛이 코앞에서 쏘아져나왔다. 그녀는 소리도 못 내지르며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입으론 말을 하기위해 우물우물 거리고 있었지만 긴장으로 얼어붙은체 빛덩이를 바라만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것만 같은 표정이였다. 이윽고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어이- 장난이 좀 지나쳤어" '그'였다. 안경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성가시다는 눈빛, 롱코트에 더벅머리, 그는 뒤통수를 헝클이며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 전에 '빛덩이'는 그의 어깨로 향하며 에테를 놀라게했던 그 목소리로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에에- 근데 다 보이게 숨어버리면 놀리고 싶은 생각밖에 안드는걸?" 자세히보니 그 빛덩이는 여자였다. 물론 인간이라 할 수 없을정도로 크기가 작았으며 등뒤엔 날개가 달려 그것으로 동굴안을 날고있었다. 눈으로 본 건 처음이였지만 페어리라고 부르는 종족이란 것은 알수있었다. 보통 인적이 없는 곳에서 생활하며 장난을 좋아해 마주친 자를 길에서 헤메게하거나 물건을 훔치는 둥 꽤나 악동이란 평가를 받는 그들이지만 사실 자위적 행동에 가까우며 자신들의 '요람'에서 타종족을 멀리 떨어뜨리기 위함. 한마디로 페어리=악동 이란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였다. 하지만 이 페어리는 그 공식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듯 했다. "리예프야" 자신을 소개한 페어리는 에테의 눈 높이까지 날아올라 악수를 청했다. 악수라고 해도 한 손바닥보다 작은 그녀가 내민 손을 에테가 잡을수는 없었다. 대신 그녀는 검지손가락을 리예프에게 내밀어 악수를 대신했다. 단발의 장난기 넘치는 얼굴의 리예프는 생기있게 웃으며 그녀의 손가락을 붙잡았다. 한 손이 아닌 두손으로... 에테는 이 시점이라도 예측을 해야만 했었다. 앞으로 자신이 당할 일을, 겪게될 고통을... 리예프의 두쌍 날개가 진동으로 보일 정도로 빠르게 좌우로 움직였고 에테의 손가락은 부적절한 방향으로 꺾였다. --------- 다행히도 에테의 손가락은 관절이 욱신거리는 것만 빼고 멀쩡했다. 뭐... 관절이 육신거리는 시점에서 멀쩡하다고 말할수 있겠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목을 대지않아도 괜찮을 정도였으니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겠지 우선 원래 목표였던만큼 동굴 내부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모아온 화상치료제-식물의 뿌리라던가 이끼류를 가공해 그녀의 피부곳곳에 문대었다. 응급처치로써는 늦었지만 이렇게 해두면 물집이나 흉은 잡히지 않을것이다. 이따금씩 환부에 치료제가 닿자 인상을 짱그리는 그녀였지만 별말없이 그의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문득 그녀가 말을 꺼냈다. "버리고 간줄 알았잖아, 30분만에 온다고 해놓고서..." "아... 그게 말이지..." -------- 수능끝나고 수시끝나고 정시시작되기 앞서 재수생으로 찾아온 아르큽니다.(급우울) 하늘이 하얗구나!! 눈물때문이 아니라고 말해줘! 라는둥 현실부정을 하면서 매매일 침대위 뒹굴생활을 하고 있읍죠. 이번 편은 타르타로스, 미궁이라는 주제로 찾아와봤습니다. 정체를 모르는 알케미스트와 검사아가씨의 조합인데... 뭐랄까 사실은 한장의 일러를 보고 떠올렸던 아이디어였습니다. 시중에는 던젼러브판타지라는 주제로 라노베가 한권있는데 뭐랄까 소재가 부딪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시선회피) 어쨌든 작명센스가 턱없이 부족한 저입니다만 호기심을 가져주고 타르타로스 - 1 을 클릭해준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전 그럼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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