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132)

북위 33도 03분, 동경 128도 - 01분

이즈 제도 동쪽 약 31km

러시아 해군 공격원잠 K-335 게파드

- 기관 정지했습니다!

"알았어요.

 전원, 침묵상태1을 발령합니다."

임시 직책이기는 해도

자신이 직접 만들다시피한

UN 소속의

침묵의 함대 최고지휘관 자격으로

오그마를 이용해서

바라쿠타와 함께 가상현실 화면으로 지휘를 하고 있던 키리토는

소노부이가

미국 잠수함을 향해 떨어질 때부터

속도를 줄이고

최대한 발각되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소노부이가 게파드 쪽으로 하나 입수하자

키리토는 기겁을 하고

기관정지 명령을 내렸다.

- 방위 0-0-8에 착수음입니다.

  역시 소노부이입니다.

"제기랄, 발각됐나?"

기관을 멈추고

해류에 몸을 맡긴 게파드의 함내는 침묵에 휩싸였다.

가상현실 화면의 키리토는

조심스럽게 손수건을 꺼내더니

어느새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조용히 닦아내었다.

키리토는

손수건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고

오그마의 마이크 부분에 입을 접근시켰다.

"소나팀. 다른 반응은 없나요?"

- 없습니다.

  방금 떨어진 소노부이 외에 다른 착수음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키리토는

침묵 속에서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때

소나팀에서 보고가 들려왔다.

- 방위 3-5-3에서 노이즈입니다!

  아까와 같은 노이즈입니다!

"아까와 같다고요?"

- 네! 버지니아 쪽입니다!

  예인소나를 풀어놓은 것 같습니다!

키리토는 예인소나를 풀어놓은 것 같다는 말이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저 미국 잠수함은

게파드의 존재를 눈치챘거나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는 이야기가된다.

- 버지니아가 감속합니다!

  속도 5노트!

"버지니아의 위치는요?"

- 방위 3-5-4입니다!

  거리 980m!

키리토는

버지니아가 감속한다는 말에

대략적인 상황을 상상해보았다.

키리토는

조용히 눈을 감고 상상하면서

미간을 심하게 찌푸렸다가

1분간의 침묵을 깨고 조용히 말하기 시작했다.

"미국놈들의 함정인 것 같은데요."

"네?"

"미국놈들이 우리를 일부러 여기까지 끌고 온 것 같다는 말이에요."

부함장인

카니예 카미쉬트리키 중령은

갑작스러운 키리토의 말이 잘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런 그의 상태를

대충 눈치챘는지

키리토는 설명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대잠초계기가 소노부이를 떨어트려대면서

 우리를 찾는걸 보면.....

 게다가 교전까지 멈췄잖아요.

 젠장할,

 이건 함정이에요."

"그렇지만...

 아깐 아군을 공격했잖습니까?"

"서로의 통신체계가 병신이었거나

 뭔가 박자가 안맞았겠지요.

 지금은 미국놈들 찾기는 커녕

 우리와 바라쿠타에게 소노부이를 쏟아붓고 있잖아요."

카미쉬트리키 중령은

키리토의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키리토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우선...

 상황을 좀 더 살펴보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지요.

 소나팀!

 앞으로의 변화에 주의하도록 하세요!"

- 네, 알겠습니다!

북위 33도 03분, 동경 127도 - 30분

이즈 제도 동쪽 약 30km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P-3C 가마우지3

- 현재 섹터 13과 14에서 활동 중인 아군 잠수함은 없다.

"그럼 미국과 러시아 잠수함도 없다는 건가?"

- 그렇다.

오바타 삼좌는

대잠사령부의 변함없는 대답에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분명히 원잠 두척이 기어다니고 있는데

상부에선 그런 녀석들이 없다고 하니...

어쨌든

무단침입한 것은 그들의 잘못이었다.

"제기랄, 폭뢰 투하 준비!

 심도 90미터로!

 두발 준비해!"

"심도 0-9-0으로!

 두발 준비됬습니다!"

 
"투하!"

"투하!"

폭뢰가 투하되자

시나유키 이위는 오바타 삼좌에게 반색을 하며 말했다.

"경고는 안하는 겁니까?"

"제기랄,

 한 놈인지 두 놈인지도 모르잖아?

 게다가 여기로 들어온 건 그 자식들 잘못이라구.

 걱정마!

 심도 90미터이니까 조금 넘어지기만 하겠지."

"그...그게...

 24번 부이에서 다시 접촉입니다.

 그...그런데......

 수심 290피트(88m)입니다."

"뭐? 290피트?"

오바타 삼좌는

시나유키 이위의 말에 경악했다.

그는 정신이 아찔해지더니

머릿 속이 텅 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이제 어떻게 해야되는 겁니까?"

"뭘 어떻게 해!

 우린 잘못한게 없다.

 명령대로 했다고!"

비로소 정신을 차린

오바타 삼좌가

다시 한 번 크게 호통을 쳤다.

그러나

목소리의 톤으로 사람의 감정을 알 수 있는 법이다.

시나유키 생각엔

오바타 삼좌가

아까완 달리 약간 불안해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