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135)

북위 33도 03분, 동경 128도 - 01분

이즈 제도 남동쪽 약 31km

러시아 해군 공격원잠 K-335 게파드

- 방위 3-4-0!

  속도 24노트입니다!

"알았어요. 공격팀?"

- 1,2,3,4번 발사관에 53-65K가,

  5,6번엔 USET-80이,

  7,8번엔 SET-65가 있습니다!

키리토는

화기관제실에서의 보고를 들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어뢰가 꽤나 복잡하게 섞여있다고 생각했다.

성능이 떨어지는 어뢰도 있었으나

지금은 어뢰를 교체할 시간이 없었다.

특히 SET-65의 경우

200m 아래론 어뢰가 작동을 하지 않아서

대잠수함용으론 대단히 취약하다.

그러나

수심이 얕은 이즈 제도 앞바다

그것도

오션 터틀이 있는 해역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함장! 현위치의 수심은요?"

"492ft(약 150m)입니다!"

카미쉬트리키 중령의 말대로였다.

이 해역의 수심은

450피트 내외를 겉돌고 있었다.

기껏 깊어봤자

500피트(약 152m)를 못넘는다.

이 정도의 수심이라면

SET-65는 제 기능을 발휘하고도 남는다.

"좋아요! 소나팀!

 버지니아의 위치는?"

 
- 방위 3-3-8, 속도 27노트입니다!

  천천히 증속 중입니다!

"자식들, 쫄아서 도망가는군요"

가상현실 화면 속의 키리토는 낄낄 웃은뒤

오그마의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5, 6, 7, 8번 어뢰를 사용합니다!

 몽땅 저 녀석에게 쏟아부으세요!

 발사관 주수!"

- 발사관 주수합니다!

키리토의 명령에 따라

무기장교인 니콜라이 오츠쉬프 대위가 복창했다.

화기관제실의 승조원들은

콘솔을 두들기며

아쿨라-II의 발사관 중 아래에 위치해있는 4개의 533mm 어뢰발사관에 주수하기 시작했다.

"발사관 주수했습니다!"

- 좋아요! 5, 6, 7, 8번 급속발사!

"5, 6, 7, 8번 어뢰 급속발사!"

"5, 6, 7, 8번 어뢰 급속발사합니다!"

화기관제요원이 콘솔을 가볍게 두드리자

종류가 다른 어뢰 2기 씩이 버지니아를 향해 발사되었다.

니콜라이 대위는

어뢰가 튕겨져나갈 때 전달되는 가느다란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기관전속, 침로 1-5-5로!"

"기관 28노트로!

 침로 1-5-5로 변경!"

가상현실 화면 속의 키리토는

팔짱을 끼곤 미국 잠수함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기로 했다.

키리토는

일본 해상자위대를 일단은 놔두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약간의 불만을 느끼고 있었지만

이미 어뢰는 버지니아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키리토는

미국이 먼저 건드린 것이라고

자기 만족을 하며

전투정보 디스플레이를 쳐다보았다.

북위 33도 03분, 동경 127도 - 30분

이즈 제도 남동쪽 약 30km

미해군 버지니아 급 공격원잠 SSN-777 노스케롤라이나

- Conn, Sonar!

  Torpedo in the water! Bearing 1-5-4!

  (사령실, 여기는 소나실이다. 방위 1-5-4에서 어뢰가 발사되었다.)

"제길! 침로 3-5-0으로!"

"침로 3-5-0으로 변경!"

"침로 3-5-0으로 변경! Aye, sir!"

맥그루거 중령은

어뢰가 발사되었다는 말에 정신이 없었다.

어뢰를 왜 쐈는지에 대한 의문따윈 들지 않았다.

어뢰를 피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 Conn, Sonar!

  어뢰는 총 4발입니다!

  그런데...종류가 다릅니다!

"어떻게 다르다는 거야?"

- 두개는 SET-65이고...

  나머지 두 개는 USET-80인 것 같습니다!

"확실해?"

-SET-65는 확실합니다!

맥그루거 중령은

SET-65라는 말에 안도하려다

문득

한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SET-65의 경우

수심 200m 이하로 내려가면 장땡이다.

문제는

이곳의 수심이 150m를 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맥그루거 중령은

결코 안심할 수 없게되었다.

"기만체 사출!"

- Launch Countermeasures. Aye, sir!

맥그루거 중령의 명령에

디코이 하나가 사출되었다.

디코이는

수중을 뱅글뱅글 돌면서

버지니아와 비슷한 음향을 내며 어뢰들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 USET-80이 맞습니다!

  이 두종류의 어뢰가 속도차를 내고 있습니다!

  USET-80인 목표 1과 목표 2는 50노트의 속력으로 접근 중입니다!

  방위 1-6-1,

  거리 980m입니다!

  SET-65인 목표 3과 목표 4는 40노트의 속력으로 접근 중입니다!

  방위 1-5-9,

  거리 1.1km!

"알았다."

맥그루거 중령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전투정보 디스플레이의 어뢰를 쳐다보았다.

피해없이 피하기엔

거리가 너무나도 좁았다.

- 목표 1, 2 모두 기만체에 속지 않았습니다!

  방위 1-6-2,

  거리 500m입니다!

  어뢰 4개다 패시브 탐색 모드인 것 같습니다!

"제기랄! 기만체 다시 사출!"

- 기만체 사출!

"침로 1-2-0으로!"

"침로 1-2-0으로 변경! Aye, sir!"

맥그루거 중령의 명령에 따라

조타수가 조타기를 오른쪽으로 틀기 시작했다.

어뢰를 꽁무니 뒤에 두고 도망가던 버지니아가 선회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어뢰가 액티브 탐색모드로 바뀌었다.

- 피잉~

"제기랄!

 어뢰와의 거리는?"

- 목표 1, 2와의 거리 300m입니다!

  방위 1-3-6!

  아, 기만체에 속는 것 같습니다!

액티브 탐신으로 바뀐

USET-80 두 기는

기만체를 따라가는가 싶더니

버지니아를 놀리는 듯

방향을 휙 꺾어

버지니아를 향해 날아들었다.

- 제기랄! 기만체를 따돌렸습니다!

  거리 280m!

"기만체 사출!"

- 기만체 사출합니다!

맥그루거 중령은

전투정보 디스플레이를 노려보더니

마이크를 들고

채널을 화기관제실로 돌린 뒤 큰 소리로 외쳤다.

"공격팀!

 현재 링크되어있는 어뢰는?"

- 1, 2, 3, 4번 발사관 모두 MK-48입니다!

"좋아, 저 러시아 돼지들에게 에드캡(ADCAP)을 먹인다!

 1, 2, 3, 4번 발사관 주수!"

- 발사관 주수합니다!

맥그루거 중령은

그렇게 소리치곤

사령실 안의 승조원들을 쭈욱 둘러보았다.

모두들 얼굴이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그들은

맹한 표정으로 함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 Conn, Sonar!

  목표 1이 기만체를 물었습니다!

  목표 2는 계속 항진 중입니다!

  거리 220m!

  목표 3과 4와의 거리 400m!

"좌현전타! 기만체 사출!"

"Left full rudders! Aye, sir!"

- Launch Countermeasures. Aye, sir!

맥그루거 중령은

일일이 명령을 내리기가 귀찮아서

1MC로 돌려놓고 명령을 내렸다.

이에

항해사와 무기장교가 얼른 복창하면서

명령을 이행했다.

- 발사관 주수완료!

"에드캡을 먹인다!"

- 알겠습니다!

  1, 2, 3, 4번 어뢰 발사!

어뢰를 피해 급변침하던

버지니아의 어뢰발사관이 스르르 열리기 시작했다.

열린 발사관에선

애벌레가 튀어나오듯

어뢰 4개가 튕겨져나오더니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 Conn, Sonar! Torpedo is running normally!

  (사령실, 여기는 소나실. 어뢰는 문제없이 발사되었다!)

"기만체는?"

- 잠시만 기다려주...

  목표 2가 기만체를 물었습니다!

  남은 어뢰 총 2기,

  목표 3과 목표 4와의 거리 350m!

  방위 1-5-2!

액티브 탐신 모드로 바뀐 USET-80 두기가

모두 기만체에 의해 기만되자

존 모렌 대위는 환호성을 지르면서 신나게 보고했다.

그러나 2기의 어뢰가 남아있었다.

"수심이 낮지만 않아도 쉽게 따돌릴 물건을...

 우현전타!"

"우현전타!"

이번엔

맥그루거 중령이 마이크를 내려놓고

조타수에게 지령을 내렸다.

맥그루거 중령은

버지니아의 움직임을 머리에 그리면서 조함하려니

머리통이 깨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런 일을 해내야하는 사람이

바로 함장이다.

"소나팀!

 SET-65가 확실한가?"

- 네, 확실합니다!

"알았다. 기만체 사출!"

- 기만체 사출합니다!

맥그루거 중령은

소나팀장인 모렌 대위의 자신감 넘치는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조타수 옆에 서있는 부함장에게 말했다.

"300피트로 부상."

"300피트까지 부상! 상승각 20도로!"

"300피트까지 부상, 상승각 20도로.

 Aye, sir!"

프랭크 소령은

맥그루거 중령이 무엇을 하려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적의 어뢰가 코앞이었다.

그는 물어볼거면

어뢰를 피한 뒤에 물어보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 Conn, Sonar!

  목표 3, 4와의 거리 310m!

  방위 1-4-9!

"현재 수심 300피트!"

"좋아, 기관정지!"

"기관정지, Aye sir!"

기관이 정지되자

노스케롤라이나의 속도는 서서히 느려지기 시작했다.

시끄러운 엔진음도 멈추자

함내는 순식간에 고요함에 휩싸였다.

맥그루거 중령은

소나팀의 보고를 기다리면서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을 소매로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