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141)

북위 33도 03분, 동경 127도 - 30분

이즈 제도 남동쪽 약 30km

미해군 버지니아 급 공격원잠 SSN-777 노스케롤라이나

- Conn, Sonar!

  아쿨라-II가 우현으로 급선회 중입니다!

  최고 속도로 도망가는 것 같습니다.

"어뢰와 아쿨라와의 거리는?"

- 1, 2번 어뢰와 아쿨라-II와의 거리 1.1km입니다!

MK-48 어뢰는

액티브 탐신음을 내며 아쿨라-II의 꽁무니를 쫒아다녔다.

그러나

잠수함과는 달리

어뢰는 선회반경이 넓기 때문에

목표를 제대로 추적을 못할 수도 있고

추적을 한다고 해도

잠수함이 지그재그 운동을 하며 회피기동을 하면

어뢰로썬 대책이 서질 않는다.

- 이번엔 좌현으로 급선회 중입니다!

  어뢰와 아쿨라-II와의 거리 980m!

"역시..."

"제대로 피하고 있군요."

맥그루거 중령이 말끝을 흐리자

프랭크 소령이 말을 이었다.

이렇게 되면

1, 2번 어뢰론 아쿨라-II를 잡기 힘들어진다.

어차피 1, 2번 어뢰는

격침이 목적이 아닌 3, 4번 어뢰를 위한 미끼일 뿐...

"3, 4번 어뢰는 제대로 가는 것 같군.

 제임스! 유선유도는?"

-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소나실에서 전송받은 데이터를 기초로하여 아쿨라-II를 계속 추적 중입니다.

"제임스!

 녀석의 엉덩이에

 어뢰 두발을 제대로 꽂아준다!

 놈의 신음소리가 듣고 싶어지는군."

함장의 조크에

모두들 실실 웃기 시작했다.

화기관제실의 제임스 대위도

웃기는지

킬킬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예, 알겠습니다!

  러시아 돼지에게 확실히 관장을 시키겠습니다!

"알겠다."

맥그루거 중령은

마이크를 내려놓곤 손을 입에다가 가져댔다.

모든 과정은

착착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쿨라-II가 정신없이 1, 2번 어뢰를 피하는 사이

3, 4번 어뢰가 아쿨라-II를 박살낼 것이다.

잘만하면

러시아 승조원들은 무엇에 피격됐는지도 모르고 산화될 것이다.

- Conn, Sonar!

  1, 2번 어뢰가 디코이에 속지 않았습니다!

  어뢰와 아쿨라와의 거리 790m!

  아쿨라가 계속 변침 중입니다!

"지그재그 기동이로군.

 제임스!"

- 네, 함장님.

맥그루거 중령이

무기장교인 제임스 대위를 호출했다.

"1, 2번 어뢰를 따라가다

 1, 2번 어뢰가 기만되거나

 아쿨라와의 거리 300m 이내가 되면 아쿨라를 향해 방향을 바꾼다."

- 만약 1, 2번 어뢰가 아쿨라를 추적하지 못하면요?

"그땐 자네의 재량에 맡기겠다."

- 알겠습니다!

제임스 대위가 힘차게 대답하자

맥그루거 중령은

재빨리 채널을 소나실로 돌렸다.

"소나팀! 아쿨라-II의 위치는?"

- 방위 2-9-5, 거리 2km입니다!

"1, 2번 어뢰와 아쿨라-II의 거리는?"

- 음...약 600m입니다.

  아, 아쿨라-II가 뭔가를 사출했습니다!

맥그루거 중령은

아쿨라-II에서 뭔가가 튀어나왔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그는

자신들이 발각되었나 싶어서

초조해졌다.

그는

소나팀장인 모렌 대위의 보고를 기다렸다.

- Conn, Sonar!

  디코이입니다.

  아쿨라-II가 다시 좌현으로 급선회합니다.

"로스케 자식들...꽤나 끈질기군."

"1, 2번 어뢰의 목숨이 간당간당합니다.

 이러다..."

프랭크 소령이 말끝을 흐렸다.

그의 말대로

아쿨라-II가 이대로 계속 회피기동을 한다면

1, 2번 어뢰가 아쿨라-II를 탐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어뢰는 잠수함에 비해 선회반경이 넓으므로

계속 선회하면서

잠수함과의 선회반경의 차이가 넓어지게 되면

결국 아쿨라-II와 정반대 방향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1, 2번 어뢰의 역할이었다.

기만당하면서

아쿨라-II를 안심시키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네.

 소나실!

 3, 4번 어뢰와 아쿨라와의 거리는?"

- 860m입니다!

북위 33도 03분, 동경 128도 - 01분

이즈 제도 남동쪽 약 31km

러시아 해군 공격원잠 K-335 게파드

"목표 1, 2는?"

- 방위 1-5-9! 거리 520m입니다!

이제 가능성이 생겼다.

어뢰는 선회반경이 잠수함에 비해 넓은 관계로

잠수함이 계속 지그재그 기동을 하게되면

어뢰는 그것을 제대로 추적하지 못하게된다.

키리토는 힘찬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기만체 사출!"

- 기만체 사출!

게파드의 거대한 몸뚱아리에서

액티브 디코이 하나가 뱅글뱅글 돌며 튀어나왔다.

액티브 디코이는

잠수함과 같은 음향과 공기방울을 형성하여

어뢰가 디코이를 잠수함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MK-48은 호락호락 넘어갈 상대가 아니었다.

- MK-48이 이번에도 디코이를 그냥 지나쳤습니다!

  방위 1-6-2! 거리 480m!

"우현전타! 심도 410 피트로!"

"우현전타! 잠항각 10도! 심도 410 피트로!"

가상현실 화면의 키리토의 명령에

카미쉬트리키 중령이 힘차게 복창했다.

게파드는 오른쪽으로 급선회를 하면서 조금씩 잠수했다.

일반적으로 어뢰를 피할땐

심도를 급격히 변경하는 것보단

급선회를 하면서 심도를 조금씩 변경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어뢰가 벨러스트의 주수음과 배출음을 듣고 쫒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목표 1, 2와의 거리 390m!

"제기랄!!! 좌현전타! 심도 390 피트로!"

"좌현전타, 상승각 10도, 심도 390 피트까지 부상!"

게파드는

따라오는 어뢰를 뿌리치려고 급변침을 계속 반복했으나

MK-48은 쉽게 떨어져나가지 않았다.

- 목표 1, 2와의 거리 310m!

  곧 디코이와 접촉합니다!

"왜 이렇게 끈질긴거야?

 우라질! 우현전타!"

"우현전타!"

키리토의 명령은

화풀이보단 짜증에 가까웠다.

어뢰는 그들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갔다.

- 목표 1...

  아니...목표 2...

  아니 목표 1이 디코이를 물었습니다!

  목표 2는 계속 접근 중입니다!

  방위 1-9-0! 거리 230m!

"기만체 사출! 전원 충격에 대비하라!"

"기만체 사출! 전원 충격에 대비!"

- 기만체 사출!

이제 키리토가 할 수 있는 것은

게파드의 승무원들에 대한 기도뿐이었다.

이 상황에서

급속부상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키리토는

오직 잠수함보다 후달리는 어뢰의 회전반경만을 믿었다.

운이 좋다면

어뢰는 기만체를 따라가거나

함을 못맞추고 빗나갈 수도 있다.

- 목표 2와의 거리 190m!

  방위 2-1-5!

  거리 180m!

  방위 2-1-9!

사령실 내에선 소나팀장의 목소리만 들렸다.

모두들 숨을 죽이고 그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가상현실 화면 속의 키리토는

초조한 마음으로 팔짱을 끼고는 침을 꿀꺽 삼켰다.

- 목표 2와의 거리 130m! 120m...

  곧 기만체와 접촉합니다! 거리 1...

폴로미스트리키 대위가 채 보고를 끝마치기도 전에

게파드의 함체가 심하게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흡사 진도 8이 넘는 대지진이 일어난 듯

사령실은 발칵 뒤집어졌다.